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성지순례ㅣ여행후기

[시몬]성지순례기...다락골 줄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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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simon] 쪽지 캡슐

2000-10-06 ㅣ No.256

모두 잘 지내고 계시지요...

저도 아주 잘 지냅니다. 어제 안젤리카 누님이 사준 신발 덕분으로 발도 이젠

괜찮고 걷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청양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에 다락골을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이곳에 가기위해서는 청양터미널에서 보령(대천)행 버스를 타고 가야합니다.

요금은 700원이고 버스는 20분단위로 편성되어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20분정도를 가면 화성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버스가 섭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내려 바로 위를 살펴보면 ’다락골 줄무덤성지’라는 안내간판이

보이구요.. 여기서부터는 따로 들어가는 버스가 하루에 몇대밖에 없기때문에

도보로 가야합니다.

 

거리상으로 3km정도가 되는 것 같은데(도보상50분정도 걸림) 확실히는 모르겠습

니다. 한 2분여를 걸으니 ’양업로’라고 표시되어있는 커다란 바위가 양업로의 시작

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곳에서 지나가는 경운기가 있어서 얼른 부탁을 드렸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는 할아버지께서 경운기를 태워주셨는데 이 경운기가

오래되었는지 앞에 엔진부분에서 기름이 무지하게 튀었습니다. 이렇게 앉아도

저렇게 앉아도 분무기처럼 다가오는 기름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몰래 할아버스 바로 뒤로 얼굴을 묻고 몸을 움츠렸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가다보니 주변을 볼 수가 없더군요.. 다시 고개를 들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음

주변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역시 우리나라의 자연은 아름답습니다.  벼를 말리시는 어른들과 그옆을 지나가는

경운기..그리고 나. 모두가 함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그때 이런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도 자연이다’

나중에 써먹을때 있으면 꼭 쓰려고 합니다. 사람도 자연이라는 것..이번 순례기간에

가장 절실히 느끼는 것입니다.

 

경운기를 15분정도 타고 가니 멀리 줄무덤을 알리는 바위가 보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저기여...줘기가 그 셩지라는 곳이구먼....안내릴겨?"

얼른 경운기에서 내려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 멀리보이는 마을의 끝을 향해

걷기 시작햇습니다. 무지 덥더군요...1km가 채 안되는 길을 걸어올라가면(약간

경사가 있음) 마을의 끝에 닿게되고 그곳에 컨테이너로 만든 안내사무실이 있습

니다. 오늘은 사람이 없어서 할 수없이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안내해주시

는 분이 계시면 성지를 순례하는데 더 도움이 되거든요..

 

줄무덤 입구에서 오솔길을 20m정도 올라가면 항아리가 나타납니다. 이것이 바로

십자가의 길입니다. 커다란 항아리에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두었는데 한국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십자가의 길입니다. 오솔길 주변에는 대나무밭이 있는데 성지에서 관

리하는 밭으로 성지방문자들이 만지거나 꺽지 말라는 주의문구가 적혀잇습니다.

 

2처 정도를 지나가면 예수님상을 만나게 됩니다. 잠시 가뿐숨을 몰아쉬고 예수님께

인사를 올렸습니다. 어느 성지에서나 만나는 예수님이지만 이곳까지 함께 걸어주신

예수님에 대한 인사였습니다.

 

다시 십자가의 길을 올라가면 두갈래의 길이 나타나는데 한곳은 제 1,2 줄무덤으로 가는 길이고 다른 길은 제 3 줄무덤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렇게 가든 저렇게 가든

모든 줄무덤을 갈 수는 잇지만 십자가의 길은 제 1,2 줄무덤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다시 가파른 길을 100m정도 오르면 순교자를 위한 탑의 머리가 보입니다.

이곳에 묻히신 분들은 다 이름모를 순교자들이십니다. 절을 올리고 인사를 드린 후

순교자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줄무덤에는 순교자들의 무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반 사람들의 무덤도 있기때문에 그 무덤앞을 지나갈때는 항상 양해

를 구했습니다. 대답이 없다는 것은 무언의 협의이므로 허락받고 그 앞을 걸을 수

잇었습니다.

 

제 1 줄무덤과 제 2 줄무덤은 바로 붙어있지만 순례자들이 와서 제 1 줄무덤은 잘

단장을 하는 것 같앗습니다. 왜냐하면 제 2 줄무덤은 풀도 약간은 정돈 되지 않았

거든요. 2줄무덤에서 모든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풀을 뽑고 잠시 앉아 쉬었습니다.

 

다시 올라와 제 3 줄무덤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무덤에 다다르자 뭐가 ’사사삭’

움직입니다. 흠칫놀라 쳐다보니 뱀입니다. 모양으로 보아 일반 산뱀인 것 같은데

그넘이 넘 빨라서 독이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내가 무서웠나

봅니다.  아니면 그뱀이 이곳 순교자묘를 지키고 있다가 순례자가 오니까

신자인가 아닌가 확인하고 비켜준 것 인지도 모르구요...

 

제 3 무덤에는 더 많은 순교자 분들이 계십니다. 이곳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 사진촬영을 협조드렸더니 역시 무언의 협조를 해주십니다...

입구로 내려오는길은 조금 가파랗는데 어디서 물이 흐르고 있는지 그만 뒤로

넘어질뻔했습니다. 다행히 신발이 새거라....흙탕물만 바지에 튀엇습니다.

 

다락골 줄무덤이 가지고 있는 성지의 의미는 최양업신부님과 많은 연관을 둘 수

잇습니다. 이곳에서 신부님은 활동을 하셨고 많은 이름모를 무덤이 그나마

무덤으로 자리를 잡고 잇다는 것이 우리에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곳이 어떻게 교우촌으로 형성되었고 그리고 이곳에서 어떤 분들이 살았는가는

바로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름모를 순교자분들이 이룬 지금의 천주교는 우리의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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