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성지순례ㅣ여행후기

[성지순례기]나바위성당

스크랩 인쇄

이범석 [simon] 쪽지 캡슐

2000-10-15 ㅣ No.270

모두들 안녕하신지...

저는 지금 전주에 와있습니다. 역시 전주에 비빔밥은 맛있더군요..(부럽지비...)

 

아침에 좀 늦잠을 잤어요...사실은 감기가 왓거든요...그래서인지 도저히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엇습니다. 그리고 올만에 많이 걸어서 그런지 엄지 발가락에

살점이 헤어졋더군요...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발가락과 발가락사이에 돌같은것이

들어갔었나봐요...조그맣게 그냥 물집인지 알았거든요.. 뭐 걸을 때 큰 불편함은

없었는데 밤에 양말을 벗고 보니 그렇데요.허허

 

부여에서 주일을 시작하는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부여하면 백제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제가 느낀 부여는 조용한 도시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젯밤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고 오늘 오전에도 도시가 한가하더라구요...

 

부여에서 지석리로 가기위해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터미널에서는 지석리라는 곳

을 모르더군요. 홍산면이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알아듣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석리

라는 곳으로 가는 버스가 없다는 거예요...시내버스를 타라길래 버스정류장으로 갔

더니 거기서도 마찬가지로 지석리라는 곳은 모르니까 암튼 홍산으로 가보라고

하데요...할 수 없이 홍산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여러가지로 시간을 계산해보니

이렇게 지석리에 찾아가게 되면 오늘중으로 전주는 못 들어가겠구나 하고 판단

되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지석리는 나중에 한꺼번에 다시 정리를 할때 다시

오기로 하고 강경으로 향햇습니다.

 

부여에서 강경은 버스로 40분정도가 걸렸구요...요금은 1900원이더군요.

버스를 타기전에 길거리에 쭉 펼쳐놓은 옷을 팔길래 긴팔옷이 부족해서 하나 샀

습니다. 가격은 5000원...나이키상표를 달고 있던데.... 근데 지금 그옷을 입어보니까

좀 쑥스럽네요...옷 한가운데 ’저스트 두 잇’.. 이런것은 애들이나 입는 것인데...

 

강경 근처에 다다르니까 멀리 무슨 행사를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강경에 상인들이

모여서 강경젓갈대잔치인가....하는 것을 하더군요...그래서인지 갑자기 버스가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강경에서 내려 나바위 성당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갈아탔습니다. 나바위로 가는 버스

는 종종잇습니다. 요금은 630원. 근데 버스에는 ’나바우’라고 써져있어요.

 

버스를 타고 10분정도를 달려가면 나바위성지라는 푯말앞에서 버스가 멈춥니다.

그리고 그 표지에서부터 5분만 걸으면 바로 나바위성당에 들어가게 되구요...

 

나바위성당은 그 역사가 근 100년을 가진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이

성지로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예전에 김대건 신부님께서 입국하시고 처음으로

들어온곳이 바로 이 나바위이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신부님은 페레올신부님과

다뷜뤼신부님과 함께 들어오셨지요...그리고 이곳에서 첫 사목활동을 시작하시지요

 

신부님께서 국내에 오실때의 우리 상황은 매우 처절햇습니다. 아시겟지만

주문모신부님께 들어오신 후 얼마동안 사목활동을 하셧지만 오래지 않아서

순교를 하시고 그동안 사목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잇었던 목자가 없었지요..

김대건 신부님이 오시기전에 몇 분의 신부님이 입국을 하셨지만 모두 오래지 않아

순교를 하십니다.   

 

김대건 신부님이 이곳에 올때도 정말 하늘의 뜻이 없었더라면 아마 상어밥으로

돌아가셨을지도 모릅니다. 라파엘2호를 타고 풍랑을 만나 한없이 헤매다 상륙

한곳이 바로 이쪽이라고 합니다.

 

나바위성당은 성당건축의 양식도 아주 특이햇습니다. 명동성당이나 합덕성당처럼

완전히 외국의 성당같지도 않고 한국적인 문양에 외국의 성당모습을 합쳐놓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사진참조...)

 

성당에 들어서면 먼저 커다란 나무아래에 있는 피에타상을 만나게됩니다.

다른 곳에서 본 피에타상하고는 아주다른 정말 슬픈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피에타상

뒤에 아주 커다란 나무가 잇어서 마치 우산을 받쳐주는 듯한 모습이기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성지순례를 오셔서 그 분들과 함께 성지에 관한 설명을 수녀님께 들

엇습니다. 이곳에는 피정의 집도 있고 야영도 가능하더군요...

 

무엇보다 이곳은 당시 김대건 신부님의 첫번째 발걸음을 함께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성지입니다. 뒷산으로 올라가면 김대건 신부님상이 조용히 순례자를

반기고 잇구요. 그 옆으로 십자가의 길이 시작됩니다.

 

십자가의 길을 다 오르면 바로 나바위의 꼭대기인 정자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강경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지요...금강과 강경.

 

금강을 바라보면서 이곳에 오신 세신부님을 떠올렸습니다. 아마 신부님들도

이곳에 오르셔서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감격을 느끼셨겠지요...그것이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아시면서요...

 

십자가의 길 중간에는 묘지가 하나있는데 이 묘지는 나바위 성당의 2대 신부님이신

소신부님의 묘라고 묘비에 쓰여져 잇었습니다. 이 신부님은 외국신부님이신데

이곳에서 돌아가신 후 유언으로 꼭 나바위성당에 묻어달라고 하셨답니다.

아마 소신부님께는 이곳이 고향같으셨나 봅니다.

 

나바위 성당은 우리나라의 첫 방인사제를 두팔로 안은 성지입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그 분들을 뵌 이 곳은 지금도 순례자를 그때 그모습으로 안아주는 것 같습니다

 



1,031 0

추천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