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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구 [xhak59] 쪽지 캡슐

2005-07-27 ㅣ No.85739

기다림이라는 것은


나무 잎을 스치는 바람소리에도 혹여 님이 돌아오셨을까 들여다 봅니다.


멀리서 희미한 불빛만 보여도 행여 님이신가 하여 가슴 설레입니다.


그러나 정작 돌아보면 님은 보이지 않는군요.


 

 

아시지요. 

 

그리움이 얼마나 시리도록, 사무치도록.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님 어디쯤 오고 계시는지요.


돌아온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는 이별이야


만날 수 있다는 기약이라도 있다지만, 그래서 곧 만나게 될 것이지만


천리 먼 길을 떠나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기약 없는 이별을 나눌 때는 어이 할까요.


이별의 말이 간절해도 한번 이별일 뿐이라니 어이 하리요.


 

 

다만 님과의 인연이 천연으로 한 가닥 가녀린 정서로 이리저리 감겨


면면이 끊어지지는 않을 것이니  안심은 됩니다.


어느덧 불현듯 나타나신다 해도 반가움을 모를 일이며.


홀연이 떠나 가신다한들 사치스럽도록  섭섭한 마음만이 애틋할 뿐이랍니다.


 

 

하루는  저물녘 쪽빛 강물과 맞닿는 노을빛을 바라보며 님 을 불러보았습니다.


주절 없이 흐르는 강물은 님의 슬픔을 감아 안고 어디로 가는지.


이제는 자꾸만 님 이 그립습니다.


 

 

어느 날 그러셨지요.


백화岩에 올라서서 그다지 슬픔을 모르고 살아 갈 듯한 분들을 향하여

 

잘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소박한 詩 한수 읊으신다며


마치 어린 아이처럼 천진하게 좋아 하시던 그 모습 사무치도록 그리워집니다.


언제, 어디에서 그 모습...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련지요.


 

 

어느날은 달이 떠 오르기에 밤이 이슥한 줄 알고 님을 찾아 이곳을 들여다 보았네요.


아픈 기억을 묻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슬픔의 닿을 내리셨으면.

 

하시는 간곡함도 보이는군요.


 

 

그랬었지요.

 

한 때는 님 을 노송이라 놀려 됐습니다,


하지만  님 은 기력을 다해 고작 한 계절 버티지 못하고 쉬 떨어지는


잎사귀들 보다는 사시사철 메몰 찬 삭풍이 몰아치는 嚴冬雪寒에도


춥다하여 자취를 감추지 않으셨고 기력이 다 하였다 하여 움켜진 손 놓으시지 않으셨지요.


 

 

늘 푸르름을 간직한 소나무처럼 靑松의 기백으로.


송화 향 짙은 은은한 靑春戀書를 이곳에 흩뿌려 주셨지요.


사특함이 준동 할 때는 송진을 분비한 솔잎을 떨 구어 두텁게 두텁게 쌓아 주시더군요.


사특함으로부터 양질의 공생균을 보호하여 새 싹들을 감싸 주시려는 것이지요.


이제는 노송이라 놀려됐던 님이 그늘 하던 아늑하고 정감있는 그 정자가 그립습니다.

 

 

 

정자 밑 어귀에서는 애써 웃음 잃은 악동들이 난간 위를 서성거리더니,


이내 허섭한 본능을 드러내려 합니다.  

 

어쩌면

 

평생을 두고 쉬 웃음 꽃을 피울 수 없는 님 을 향하여 시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붉어진 슬픔의 눈자위가 체 아물지도 않았을 터인데도 말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님 끊임없이 이어지는 근심과 슬픔에서


그 무엇이 예의 자상하고 평온했던 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할수 있을련지요.


주옥같은 高談峻論으로


우리 모두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주시던 님 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타들어가는 저희들의 목마름 부디 굽어 살펴 주십시오.


 

 

아 제가 정녕 그날 슬픔을 함께 나누었던 형제...맞는지요.


속물들의 잔인한 근성을 이내 고스란이 드러내고 마는군요.


그래도 님이 그립고, 외로운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렵습니다.


조금은 힘이 듭니다.

 

부디 돌아 오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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