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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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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commu] 쪽지 캡슐

2009-08-11 ㅣ No.517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정의 실천해야 ”

정진석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정진석 추기경은 오는 8월 15일(토) 낮 12시 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聖母 昇天 大祝日)’ 미사를 집전하고 미사 강론중에 메시지를 낭독한다(메시지 전문 첨부).




정진석 추기경은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최선을 다해 이 세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참된 평화”라며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오늘날은 사회적 통합이 절실한 때”라며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공동체 전체의 선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다른 이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모든 국가 정책과 정치활동에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지도자들은 정의와 도덕성의 기준에 따라 국민들에게 봉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전문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8월 15일자에 실린다.
 
가톨릭교회는 매년 8월 15일을 성모 승천 대축일로 기념한다. 초대 교회(4∼5세기 경)부터 지켜온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불려 올라갔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이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8월 15일은 바로 ‘성모 승천 대축일’이었다. 이에 한국 천주교회는 광복을 성모 마리아의 선물로 해석하고 광복의 기쁨에 동참하며, 민족의 해방과 세계 평화의 회복에 감사하는 미사를 전국 성당에서 집전하는가 하면 당시 많은 성당에서 특별 행사를 열었다.

오늘날에도 한국 천주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광복의 기쁨을 함께 기념하고 있다
(명동대성당은 매년 8월 15일 제대 옆 기둥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합니다).

 
정진석 추기경이 2008년 8월 15일 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제공 명동대성당).

 

2009년 성모승천 대축일 메시지(全文)

 

“정의의 결과는 평화가 되고

정의의 성과는 영원히 평온과 신뢰가 되리라” (이사야서 32장 17절)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원죄 없으신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나라로 직접 올림을 받으신 것을 경축하는 성모 마리아의 승천 대축일입니다. 이 기쁘고 복된 날에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여러분에게 가득하게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 신앙인에게 큰 기쁨과 희망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성모님처럼 구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앙인들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늘 위험과 고통을 겪는 우리들의 구원을 위해 항상 하느님께 전구하고 계십니다.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을 경축하면서 우리가 최선을 다해 이 세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참된 평화입니다. 평화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도 세상의 평화를 간절하게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분쟁이 없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평화는 정의의 결과이며 정의의 성과는 세상에 영원한 평온과 신뢰를 선사합니다(이사야서 32장 17절 참조). 이처럼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정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면 정의는 무엇입니까? 정의란 진리와 공정, 올바른 도리를 모두 포함하는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정의를 실천하시고 억눌린 이들 모두에게 공정을 베푸십니다
(시편 103편 6절 참조). 하느님 백성이며 지상의 나그네인 우리는 인류의 공동선을 추구하며 진리와 정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정의와 평화를 구현할 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제로 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사랑이 없는 정의는 폭력으로 흐를 수 있고 정의가 없는 사랑은 위선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국내외적으로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무엇보
다 사회적 통합이 절실한 때입니다. 사회 곳곳에 갈등과 분열, 증오와 대립이 만연하지만 화해와 소통을 위한 노력은 멀게만 보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평화는 어느 한 집단만의 행복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선익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이기적인 욕심으로 자기중심적인 삶에 몰두할 때 세상의 평화는 위태로워집니다. 다른 이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정치, 사회, 경제의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은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평화롭게 만드는 데 더 큰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모든 국가 정책과 정치활동에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면 할수록 소외되고 도태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더 화려하고 더 큰 것을 쫒느라 우리 주변의 작은 이웃들이 겪는 고통을 외면
하고 사람의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지도자들은 정의와 도덕성의 기준에 따라 국민들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특히 어려운 삶을 사는 서민들의 삶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야 말로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며 참된 정의의 실현일 것입니다. 

그러나 평화를 이루는 일은 사회 지도자에게만 맡겨진 것은 아닙니다. 특별히 우리 신앙인들의 책임과 의무가 막중합니다. 신앙인들은 세상 안에서 평화와 정의의 증거자로 살아가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우리 신앙인 가정
안에서부터 평화를 지켜나가도록 합시다. 부모님들은 삶의 모범으로 자녀들에게 평화를 가르쳐 주십시오.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존경, 형제간의 우애로 평화를 실천하도록 합시다. 아울러 우리 교회도 평화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겸손하게 성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일생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충실한 응답이었습니다. 성모님
자신의 삶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으셨습니다.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자신보다는 이웃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는다면 이 세상에 더 많은 평화가 이룩될 것입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와 어려움들이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지혜롭게 극복되기를 기도드립니다. 

다시 한번 성모님의 승천을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큰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
분 가정에도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09년 성모 승천 대축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 한국 가톨릭교회의 수호성인 - 성모 마리아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L. Imbert. 范世亨) 주교는 1838년 12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조선 가톨릭교회의 주보성인(主保聖人, 수호성인)으로 정해 줄 것을 교황청에 요청했다. 184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이를 승인했고, 이를 계기로 조선의 성모 신심(信心)은 더욱 활성화 됐다.

광복 이후에는 광복일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이 겹치면서 이 모든 것이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 성모 마리아가 보살핀 결과라는 인식 아래 성모 신심이 각별해졌다.

 

▣ 모든 기도의 전구자(轉求者) 마리아

가톨릭교회는 구세주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 특별한 공경과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와 성모님에게 드리는 기도는 확실히 구분된다.

하느님께 기도할 때는 직접 ‘무엇을 해 달라’고 청하지만 성모님에게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하느님께 대신 빌어 달라(轉求)’고 청한다.

그래서 성모님께는 항상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한다. 아들 예수님의 구원사업에 가장 가까이에서 협조한 성모님은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며, 기도를 대신 청하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마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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