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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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은 천국에 못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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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198.45.18.*]

2005-01-07 ㅣ No.3193

누가 천국에 가고 누가 지옥에 가는지 대답을 못하시는게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답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아시는 분은 하느님 뿐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누구는 천국에 가고 누구는 지옥에 가는지 교통정리할 필요가 없고 그럴 자격도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죄가 될 것 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하셔야 하는 것은 그분께 온전히 맡겨 드려야 합니다.

 

천주교에서도 옛날에는 세례를 받지 않으면 천국에 못 간다하여 갓 태어난 아기들이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으면 교회묘지에도 묻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자살한 사람들 역시 지옥으로 바로 간다하여 장례미사도 드리지 못하게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이런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자살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장례미사를 드리고, 함부로 이런 사람은 천국가고 이런 사람은 지옥간다라고 판단하여 말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서 중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우리가 판단할 수 없다고 한 구절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태어나 세례는 커녕 며칠 살지도 못하고 죽은 어린 아이에게도 하느님의 은총이 어떻게 함께 하셨는지는 우리는 아무도 모릅니다.  너무나 크신 하느님을 우리는 전부 알지 못합니다.  그분의 신비를 우리는 다 깨달을 수가 없습니다.  은총 가운데 그분이 보여 주시고 우리의 마음이 열린 만큼만 조금씩, 정말 아주 조금씩 희미하게 알아 나갈 뿐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모든 것을 다 정해 놓으셨다는 - 가난이든, 부이든, 재능이든, 명예이든 - 운명론적 논리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는 것과 상반되는 논리입니다.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언제나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자유를 행사한 결과를 받아 들일 책임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부모가 한 선택의 결과일 수도 있고, 조부모가 한 선택의 결과일수도 있고, 내가 속한 학교, 회사, 국가가 한 선택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간이 아니고, 부모와 형제, 이웃, 지역, 나라, 그리고 세상에 속한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회의 부조리와 부정의 때문에 그 선택의 자유가 목조여져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천주교에서도 사회 정의 구현에 힘쓰는 것입니다.  일단은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건강하고 돈 잘벌면 최고, 아프고 가난하면 비참하다는 방정식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 하느님 안에서 잘 사는 것인가는 절대 간단한 답이 있을 수가 없겠지요.  쉽게, 우리가 성인으로 공경하고 삶을 본받고자 하는 많은 분들은 그분들이 건강하고 돈 잘 벌어 떵떵거리고 유세하고 살아서 우리가 본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자 죽음에 이르기까지 애썼던(쉽게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분들이라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사족으로 말씀드리자면, 주로 이단에서 아주 간단한 규칙들을 만들어 냅니다.  그들은 누가 천국가고 누가 지옥가는지 "일 더하기 일은 이" 마냥 너무나 단호하게 말합니다.  너무나 혼돈스럽고 복잡한 이 세상에서, 그 불확실성 가운데에서 무언가 확실하고 분명한 것을 찾고자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에게 때로 그런 사악한 단순무식함이 너무나 쉽게 먹혀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천국으로 유혹하고 지옥으로 겁을 줍니다.  유명한 영성가 헨리 나우엔 신부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나쁜 의도로 어떤 사람을 조종하는 자들은 흔히 그의 두려움을 잡고 좌지우지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안하면 큰일 나요'', ''몇사람한테 편지 보내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나요'', ''초를 사서 제를 지내지 않으면 조상들이 노하세요'',''큰 돈을 바치지 않으면 가족이 큰 화를 당해요'', ''핵무기 개발안하면 나라의 안위가 불안해 집니다'',''지금 먼저 침략 안하면 우리 모두 테러리스트들 한테 죽습니다'' 등등.....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지요.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구원의 희망을 심어주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삶을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스스로도 잘 알지도 못하는 지옥이니 천국이니 들먹거리며 남들 겁주고 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바로 내 영혼안에 구원의 희망이 심어져 있어야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절대 남에게 줄 수가 없습니다.  내 안에 하느님의 사랑이 심어져 있고, 예수님의 삶이 드러나면 말이 필요없습니다.  남들도 바보가 아니므로 보면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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