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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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신앙 Vs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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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11.208.244.*]

2006-02-15 ㅣ No.3957

우리는 단지 비천한 피조물일뿐입니다.

 

그분께서 축복을 주시든 고통을 주시든 우리는 그분께 따질 아무런 권리가 없습니다.

 

성모님은 처녀의 몸으로 임신을 해야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 지소서" 하며 받아드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 짊어지기 위해 혹독한 매를 맞고 십자가에 못박혀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죽으시기 위해 적들의 손에 잡혀 가기 전날 밤 게셋마니 동산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제 뜻대로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

 

고통이 정말 절대악이라면 하느님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시질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선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우리 신앙에 있어서 고통의 신비를 깨닫게 된다면 신앙의 경지에 다다른게 아닐까 합니다.

 

저는 군대에서 얼차려나 구타 좀 당한 것 외에는 예수님처럼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뼈가 드러날 정도로 모진 매를 맞아 본 적도 없고, 그 망가진 몸으로 십자나무에 못박혀서 가쁜 숨을 몰아시며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라며 절규해 본 적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극심한 고통 속에 죽어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로 자식을 키우면서 아주 조금은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자식이 어릴때는 조그만 일만 스스로 해도 대단한 일을 한 것인냥 호들갑을 떨고 칭찬을 합니다.

하지만 그일에 익숙해지고 자식이 좀 더 자라면 그렇게 하질 않습니다. 그런데 제 자식은 그게 못내 섭섭한지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그걸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자기 혼자 화장실 변기에서 용변을 보는게 언제까지 그렇게 칭찬 받을 일은 아니지요. 당연히 스스로 그렇게 해야 할 일이지요.

 

자식이 아주 어렸을 때는 약을 먹이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몸을 마음대로 가눌수 있게 되자 약을 먹이는 일이 전쟁이 되었습니다. 약 먹을 때의 잠깐의 고통이 싫다고 온몸으로 반항을 하고 약 먹기를 극구 거부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들이야 알지요. 그렇게 온몸으로 거부하며 소리를 지를 힘이면 약 먹는 고통쯤은 극복하고도 남는다고. 하지만 부모가 아무리 달래고 얼르고 설득을 해도 자식은 그런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당장의 약먹는 고통이 싫어서 끝까지 반항을 합니다. 그러면 약을 먹이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둘까요? 그렇게 하지 않죠. 자식을 고문이라도 하듯이 온몸을 꼼짝하지 못하게 부여 잡고 코를 틀어막고 입을 강제로 벌려서 약을 털어넣지요.

 

우리가 스스로는 어른일지 모르지만 신앙으로는 유아기일 수도 있습니다.

 

젖을 먹는 즐거움에 빠져서 더 좋은 다양한 음식 먹기를 거부하고 젖만을 고집하기도 하고,

병에서 낫게 하려는 것인 줄도 모르고 약 먹는 고통이나 주사 맞는 고통을 거부하고, 행여 그런 고통을 당하기라도 하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부모를 원망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더 자라면 당장에 먹기 편하던 젖도 끊어버리고 딱딱한 음식을 맛있게 잘 먹고, 약 먹는 것은 더이상 별스런 일이 아니고, 주사맞는 일도 얼굴 잠깐 찌푸리는 정도의 가벼운 일이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젖먹이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쉽게 인정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사실 어린아이에 불과하고 그분은 정말 우리의 아빠, 아버지이십니다.

 

님의 신앙도 고통을 통해서 더 자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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