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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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의 뿌리는 언제나 기나긴 은총 / 부활 제5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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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05-17 ㅣ No.112071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언젠가 휴대폰 고장으로 수리 갔더니 고치는 값이면 새로 사는 게 낫다기에, 새것을 장만했다. 신형이라 성능이 참 좋았다. 그런데 며칠 가지 않아 말썽이 생겼다. 충전이 되질 않았다. 마침 주일이라 수리할 곳도 없어 무용지물이 되었다. 폰을 적어도 반나절 이상 사용하려면 30분 정도는 충전해야 한다. 30분마저 없으면 아무리 좋은 폰도 전혀 쓸모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스마트하네. 잘 터지네.’ 하는 것이 다 소용없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것을 맺게 하신다. 너희는 내가 한 말로 깨끗하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는 이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못한다.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런 가지들을 불에 태워 버린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는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그러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요한 15,1-8 참조)

 

우리는 다른 이와의 관계에서 산다. 주님과 우리를 뗄 수 없는 것임을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고 표현하셨다. 나무 가지가 줄기로부터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받듯이, 예수님과 일치하여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가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진다.”라는 그분 말씀은 감동적이다. 우리가 예수님과 일치된 유대를 이어 가면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그분 약속이다. 주님과 우리를 묶는 건 기도뿐이며, 자신을 지키고 승리할 수 있는 것도 우리 믿음에 따른 기도이다.

 

나무가 잘 자라려면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특히 불필요한 가지를 잘 자르느냐에 따라, 결실이 좌우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풍성히 열매 맺도록, 늘 은총을 주신다. 따라서 신앙의 열매가 풍성해지려면 불필요한 것들을 늘 칠 수밖에. 그러면 신앙의 열매를 맺는 데 불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자. 더 생각해야 할 건 우리와 예수님의 관계이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 맺지 못한다.” 이처럼 그분 없이는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우리가 왜 신앙인인지? 교회에 한 발 더 들어와 봉사자가 되었는지? 자아실현을 위해 선택한 게 아니다. 또 어떤 신념을 성취하려고 봉사직분을 맡지 않았다. 우리가 교회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하느님을 위해 뭔가를 한다면서 자신의 일을 하는 거다. 예수님께서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 하신다. 우리는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일 뿐,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나무에 붙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는 잘남도 못남도, 높음도 낮음도 없다. 교회 구성원 다 예수님이라는 큰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이다. 이는 교회 일은 자기의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리라.

 

그러므로 모든 관계를 밝게 하자. 그들과의 관계가 좋아지면, 주님과도 좋아진다. 주님 안에 머문다는 건 그분 도우심 안에 머문다는 거다. 주님께서는 지금까지도 도와주셨다. 그러므로 겁주는 신앙은 참 신앙이 아니다. 두려움을 내세우는 지도자가 바른 지도자가 아니듯이. 남에게 두려움을 없애 주면, 자신과의 두려움도 언젠가 사라진다.

 

어느 고을 수령은 피리 소리를 좋아했다. 연주에 능한 악사들을 모아 먹을 것과 집을 제공하며 극진히 대했다. 그런데 피리를 불어 본 적 없는 이가 관리를 속이고 악사 그룹에 들어갔다. 합주 때면 피리 부는 흉내만 냈지만 모양새는 끝내주었다. 고개를 흔들고 머리를 끄덕이며 어떤 악사보다 진지했다. 몇 년을 그렇게 감쪽같이 속이며 보너스까지 챙겼다나. 그런데 수령이 죽자 아들이 뒤를 이었다. 그는 합주보다 독주를 좋아한다고 일렀다. 소식을 듣자 가짜 연주자는 하루 종일 끙끙 앓았다. 그러더니 밤중에 소리 없이 사라졌다. 엉터리가 탄로 나면 끝장이기에.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신다.” 신앙생활에서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라는 거다. 이는 어정쩡하게 흉내만 낸다면 결국은 망신창이 된다는 거다. 진정한 신앙인은 기도하는 이다. 선행을 베풀면서 성사 생활에 애쓰는 이다. 믿음의 뿌리는 언제나 은총이기에. 은총과 연결되어 있으면 신앙생활은 튼튼해질 수밖에. 은총에 닿아 있지 않기에 늘 흉내만 낼 뿐이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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