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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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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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5-08-21 ㅣ No.98750

 

오늘 서울교구는 인사이동 발표가 있습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정들었던 곳을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사제에게 인사이동이란 무엇일까요? 신자 분들에게 사제의 인사이동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요?

 

크고, 환경이 좋은 곳으로 가면 영전(?)’했다고 말을 해야 하나요? 그런가 하면 작고, 불편한 곳으로 가면 좌천(?)’했다고 말을 하나요? 분명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교구의 규모가 커지고, 사목의 분야도 다양해 졌기 때문에 직능과 직책에 따라서 사목을 하는 장소와 대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목숨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것만 충실하게 한다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치 물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아서 싱싱하게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하지만 見指忘月(견지망월), 小貪大失(소탐대실)’의 삶을 살아간다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던지 길가에 떨어진 씨앗처럼 말라비틀어질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욕심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을 찾기 보다는 사랑해 줄 사람들을 먼저 찾기 때문입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들은 어쩌면 오늘 제1독서에서 나오는 나오미와 같은 분들입니다. ‘가난한 이, 외로운 이, 병든 이, 희망이 없는 이, 고통 중에 있는 이들입니다.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어야 합니다. ‘은 자신을 사랑해 줄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사랑해야 할 나오미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래서 롯은 이방인이었지만 구원의 역사에서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자신의 딸을 취직해 달라고 청탁을 하는 것은 부모님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직책이 국회의원이라면 곤란합니다. 청탁을 받는 입장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선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받는 사람의 직책이 높은 관직에 있다면 곤란합니다. 그것은 선물이 아니라 뇌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제들도 재능이 다르고, 품성이 다르고, 사목의 방향도 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합리적이고, 어떤 분은 독선적이고, 어떤 분은 배려심이 크고, 어떤 분은 혼자 있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임지에서 성실하게 사목을 할 수 있었다면 사랑해 줄 사람을 선택하기 보다는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복권을 사는 것은 앞으로 올 기쁨을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꽃 한 송이를 사서 식탁에 올려놓는다면 오늘 내가 기쁘고, 나의 가족들이 기뻐질 것입니다.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퇴근길에 꽃집에서 모처럼 꽃 한 다발을 사다 주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마음이 고마워서 예쁜 꽃병을 샀습니다. 식탁보도 바꾸었습니다. 의자도 수리했습니다. 낡은 커튼도 바꾸었습니다. 어지러운 방도 정리를 했습니다. 다음날 퇴근한 남편은 너무도 변한 집안의 분위기에 놀랐습니다. 남편이 사온 꽃 한 다발이 가정을 화목하게, 행복하게 바꾸었습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이번 인사이동으로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로 가든지,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대로 주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따르는 사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랑은 결심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들 또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늘 마음에 두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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