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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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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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5-08 ㅣ No.111903

내일은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저는 지인들과 함께 지난주에 사전투표를 하였습니다. 작년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루어졌고, 겨울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봄에 치르게 되었습니다. 백성은 물과 같고, 군주는 배와 같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물은 배를 움직일 수 있게도 하지만 배를 가라앉게 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물과 같은 국민들이 부디 먼 길 잘 달릴 수 있는 배를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선택을 위한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나는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은 관심이 없다. 공약이란 후보들의 희망사항일 뿐 그 어떤 후보도 그들이 내어 놓은 공약 그대로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말을 번지러하게 잘하거나 상대후보를 예리하게 잘 따지거나 또는 임기응변식 답변을 잘하는 것도 나는 후보로서 호감이 가지 않는다. 그것은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론과 상대진영에서 쏟아 놓는 온갖 네거티브 공세에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선거가 끝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 때 세 가지만 본다.

 

첫째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살펴본다. 특별히 70년대 80년대에 20대의 청년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지금은 50-60대가 되어 대통령 후보로서 경쟁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후보들에게 서슬이 퍼렇던 독재시절에, 당신의 젊은 시절에 정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나 그 불의와 맞서 싸웠는가를 묻는다. 동료들이 고문당하고 죽어가고 최루탄에 쓰러질 때 이를 외면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출세하겠다고 공부나 하던 사람들이 지금 성공해서 후보가 된 사람들을 나는 일단 의심한다. 지금의 우리 정치 사회를 이 모양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오로지 출세만을 위해 위만 바라보며 살아온 이런 고위 공직자, 언론인,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후보로 나서서 번지러하게 말을 잘 할지라도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그들은 제 살 궁리부터 찾을 사람일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가 위기일 때 그는 무엇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가 하는 질문이 나에게는 후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둘째는 한평생 그의 삶이 변질되지 않고 한결 같은가?’하고 묻는다. 과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청년들 중에는 지금은 소시민으로 살지만, 이 땅의 민주화를 이루는데 작은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으로 평생을 올 곧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는 이들을 누구보다 존경한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결기와 아름다움을 잃고 현실과 타협하며 변질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워질 때가 있었다. 특히 정치인들, 고위 공직을 맡은 사람들이 과거 젊은 시절의 결기는 잃어버리고 변절하거나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연민과 슬픔마저 느껴진다. 따라서 한 평생 자신이 추구한 삶의 가치를 지키며 사는 한결같은 사람, 그가 운명처럼 정치를 하게 되었다면 그것을 소명으로 여기는 사람은 분명 눈에 보이는 큰 업적은 남기지 못할지 몰라도 긴 안목으로 볼 때 국가를 한층 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나는 정치인으로서 실용주의자 보다 철학이 분명한 사람을 선호한다. ‘남북 분단의 문제를 풀어 가는데 있어서 평화적이며 주체적인가,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가, 인간생명은 물론이고 생태환경에 대한 보호 의식이 있는가.’와 같이 복음적 태도를 살펴본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강도를 만나서 다친 이웃을 도와주었던 착한 사마리아사람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이웃이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돌아온 탕자를 사랑으로 감싸 주시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고서 기뻐하는 목자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웃의 잘못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죄인들을 용서해 주셨고, 아픈 이들을 치유해 주셨고, 배고픈 이들은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고, 우리를 위해서 죽으셨지만 부활하셨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가르침이고, 이것이 부활의 신앙입니다.

 

참된 신앙은 바닷물에 녹아 있는 소금처럼 우리가 희생과 사랑으로 녹아들어가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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