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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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학 [yhim] 쪽지 캡슐

1999-10-11 ㅣ No.478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과찬의 말씀 고맙습니다. 형제님의 글은 질문이라기 보다 어찌보면 하소연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군요.

경건한 미사를 드리고 싶어하는 형제님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답변에 앞서 이런 제안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굿뉴스가 활발해 지면서 각 본당마다의 게시판도 점차 활기를 띄어 가고 있으니만큼 형제님께서도 본당 게시판에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시고(개인생각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공론화 하여 상황을 잘 아는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왜냐하면 미사성제는 사제 혼자서 바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미사형식이 자꾸 다르다고 하시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말씀하지 않으셔서 저도 난처하네요, 노래로 할 부분을 노래로 하지 않는다고, 침묵시간이 너무 길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평신도에게 성체분배권을 주지 않는다거나, 사제의 억양이 다르다고 미사형식이 다르다 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독서를 복음 후에 한다면 그것은 미사가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실 신부님은 안계실 텐데요.

어린이 미사가 성인미사와 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교회의 배려라고 보시면 되겠구요 청소년 미사나 청년미사도 나름대로 생동감 있고 활발한 성격을 띄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그러나 미사형식이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평신도가 일반적인 미사양식을 따라하는 것은 미사통상문에 기록되어 있는 그대로입니다. 더 자세한 원칙을 알고 싶다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결의에 따라 공포된 "미사경본의 총 지침"(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1976년)입니다만 평신도가 구해 볼 수 있는 책은 서울교구에서 발행한 "미사지침과 성주간 예절안내"가 도움이 되겠네요, 여기에는 1. 미사의 구조와 구성요소와 각 부분  2. 미사중의 직무와 봉사 : 성직자, 신자, 특정임무  3. 미사 준비 : 제대, 제의실  4. 미사형식에 적용되는 일반규범 등이 자세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전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오해도 풀릴 것입니다.  

 

질문1과 2를 하나로 묶어 생각해 보면 전과 다른 성가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일반 교우들이 잘못 알고있는 성가 부르는 시기를 두고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자비송을 생략하고 대영광송만 노래 한다거나 독서 후 화답송을 노래로 또는 영성체후 노래없이 침묵을 지키거나 성가대만 노래하게 되면 의아해 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래서 미사 중의 여러 기도 중 무엇부터 노래하여야 하는가? 를 간략히 소개하면  A  우선적인 것으로써 (1) 환호송들: 거룩하시도다, 성찬 환호송 (’신앙의 신비여’의 후렴과 마침환호송 -아멘 - 복음환호송) (2) 화답송과 대영광송이 노래로 불리어져야 하며 (3) 행렬성가 중 영성체 때의 노래와 입당 노래.  B 부수적인 것으로써 (1) 하느님의 어린 양과 봉헌 예식 행렬 성가 (2) Kyrie 와 영성체 후 감사 침묵 기도 (3) 퇴장 노래입니다.

 

"성가의 선곡이 별도의 선곡자의 권한으로 정해져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선곡부분은 권한이라기보다 당시의 미사를 집전하는 주례사제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는 그 미사가 대미사냐 중미사, 소미사냐에서부터 미사의 주제와 맡게끔-복음과 독서, 응송과 환호송, 강론의 내용, 신자들의 기도를 모두 종합하여-전례적, 사목적, 음악적 판단아래 정하기 때문입니다. 전례적 판단을 위해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과 "성음악 훈령(1964.)에 따르는 것이고, 사목적 판단은 참여 공동체의 성격(노인, 학생, 주부, 청년, 직장인, 군인 등)을 고려하는 것이며, 음악적 판단은 참여 공동체의 음악적 수준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되겠죠.

그런데 보통 성가의 선곡은 음악적 지식을 가진 이에게 협조를 구한다든가 수녀님이나 성가단장, 지휘자가 선정하여 신부님의 승인을 받는 형식을 택하고. 좀 더 발전하면 ’알아서 하십시오’ 이렇게 되죠  여기서 전례음악을 잘못 이해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질문하신 의도로 봐서 성가대에게만 맡겨진 부분의 노래가 아니고 모든 신자가 함께 불러야 하는 부분까지 생소한 노래를 하게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좀 긴 설명이 필요합니다만 전례음악의 목적은 "하느님의 영광과 신자들의 聖化를 지향"(전례헌장 112항) 함입니다. 우르바노 8세께서는 경신성성교령(1943. 2. 21)을 통해 "교회성가가 전례에 봉사하는 것이지 전례가 음악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1967.3.5. 성음악훈령에서는 성가대가 "신자 일동을 대신하여 모든 것을 노래해서는 안된다"고 했고(훈령 16항), "신자 일동이 자기에게 속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훈령 20항; 30항) 항상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또 훈령 24항에서는 "성가대원에게는 음악 교육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적절한 전례 교육과 영적 교육이 베풀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전례의식 안에서 그 구실을 올바르게 해낼 수 있으니...."라고 했습니다. 전례 교육이 되어 있지 않은 성가대의 경우, 노래는 잘 부를 수 있겠지만 전례 각 부분의 의미와 기능에 대한 몰이해로 전례 거행에 방해가 되는 수가 많으며, 영성 교육이 잘 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즉 "진정한 마음"(골로 3,16)에서 우러나오는 찬미의 노래가 아닐 때 기도하러 온 신자들에게 음악 연주 이외에 아무런 영적인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사를 위한 성가를 선곡할 때에 다음의 사항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1) 전례의 어떤 부분이 반드시 음악을 필요로 하는가?  2) 이 음악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  3) 이 음악이 공동체의 기도를 도와줄 것인가? 아니면 방해할 것인가?  4) 전례 행위를 수반하는 이 음악이 그 행위를 강화시켜 줄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이 노래가 그런 행위를 애매하게 만들어 버릴 것인가? 등 이런 전례적인 판단을 위해서는 전례 신학 특히 미사 전체 구조에 익숙하여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미사의 각 부분들이 전체 안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모를 경우에 미사 중 꼭 노래해야할 부분에서 침묵하거나, 노래로 하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 거창한 음악을 연주하는 무지를 드러내게 되어 미사 전체의 균형과 일치를 잃게 하며 신자들에게 영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전례 안에 사용되는 음악의 봉사적 기능은 바로 노래하려고 하는 미사 의식의 구조자체의 기능과 어울려야만 하는 것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만 간략히 소개하면  a. 입당노래: 목적은 전례의 시작을 알리며 참석한 회중의 더욱 깊은 일치, 입당행렬을 수반하며, 그날의 축일 혹은 전례시기의 신비를 소개한다.  성가의 내용은 하느님께 대한 찬미나 축일 혹은 전례시기의 의미가 포함된 것이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축일에는 설날, 추석, 혹은 한국교회가 특별히 경축하는 날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날)  등도 포함된다.

 b. 화답송: 시편후렴을 가진 노래로서 방금 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묵상을 위한 노래이다.  그러기에 노래 자체는 신자들을 묵상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조용한 노래여야 하고 신자들에게 신바람을 불어 넣어주는 곡이 되어서는 안 된다.  c. 알렐루야: 복음전 환호송인 알렐루야는 곧 듣게될 하느님의 말씀을 영접하는 기쁨을 노래부른다. 말씀은 그리스도이신 만큼 이 노래는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우리의 기쁨을 우선적으로 표현하

는 노래가 되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의 속도가 빨라야 하고, 모든 신자들이 함께 하는 환호송이기에 신자들 전체가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쉽고 단순한 곡이어야 한다. 이런 기쁨을 표현하지 못하거나 신자들에게 너무 어렵다면 이런 노래를 작곡해서도 선택해서도 안 된다.   d. 영성체 노래: 신자 개인으로 하여금 개인 묵상을 하게 하거나 성체를 찬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잔치 식탁에서의 축제의 기쁨을 나누는 모든 신자들을 결속 시키려는 기능을 가지게 된다. 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작곡가의 명곡이더라도 앞에서 말씀드린 전례음악의 봉사적 기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음악은 전례음악으로서는 가치가 없다고 보아야 하며 전례에 사용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Mozart의 Halleluia나  Bach의 B minor 미사곡 그리고 Beethoven의 장엄미사곡을 보면 당시대의 모든 작곡 기법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 올려 이 작품들 안에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곡도 전례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무대에서만 연주될 뿐입니다. 이 음악들이 시원찮은 화성을 쓰고 음악적으로 미숙해서 전례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 음악들이 전례 안에서 봉사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미사곡 선정에 관하여 새로 시도되는 성가가 있는 것 처럼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이 마음에 걸립니다. 한국천주교회는 1986.5.18 인준된 현재의 "가톨릭 성가"가 공식 성가책입니다(최근 약간의 지적사항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 시도되는 성가가 무었인지는 모르겠으나  1995.12.3. 청소년 성가가 인준된 것외는 아직 없습니다. 최근 서울교구 청년사목부에서 청년성가 데모판이 배포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기 때문에 전면 제 검토해야할 실정임을 참고하십시오. 성가와 관련하여 현재 쓰시고 있는 성가책의 머리말을 잘 읽어 보시고 그 다음장의 "통일 성가집 편찬을 마치고"도 함께 읽어 보시면 압니다 그기에 작곡 및 선정 기준이 있습니다. 1)가사는 성서와 전례서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2)가사와 멜로디의 일치를 중시한다. 3)곡은 교회 공동체가 쉽게 부를 수 있고 성음악으로서의 품위를 갖추어야 한다. 4)곡은 한국적이며 신심깊은 신자의 작품을 우선으로 한다. 5)곡의 형식은 다양하되 주례자와 신자 및 성가대가 교대로 부를 수 있는 곡을 권장한다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성가집에 실린 전례위원장 강우일 주교님의 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례는 교회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입니다. 전례는 우리가 파스카 신비로 힘을 얻고 사랑으로 한마음이 되도록 이끌어 줍니다(전례헌장, 10항 참조) 모든 형제들과 함께 주님의 만찬에 참여하는 우리는 참된 믿음과 사랑의 실천을 다지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올바른 자세로 전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과 소리를 합하여야 합니다. 거룩한 교회의 전통음악은 전례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우리는 항상 이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례음악은 아니더라도 젊은이 여러분의 감성에 어울리는 노래들도 신심행사를 비롯한 여러 모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성음악 훈령 46.53항 참조)이라고 여겨....이하생략"

 

끝으로 질문 3에 대해서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답변은 "기도하십시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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