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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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안에 깃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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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3-11-09 ㅣ No.5909

이곳에서 6년동안 생활해온 아이를 떠나보냈다.

 

사회라는 조금은 냉혹한 곳에서 홀로 살아가야 하기에

미리 맛보게 하고 적응하게 하여

앞서 살았던 아이들의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를 바랬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자신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하며 모은 돈을 친구들과 유흥비로 써버리고

표정없는 얼굴로 집을 마련할 돈을 달라며

2주일간의 흐트러진 생활의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왔다.

그리고 6년동안 이곳에서 녀석을 위해 수고했던

신부님, 수사님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혀 없어보였다.

 

나를 포함한 우리 수사님 모두는

인간적인 배신과 후회로 무척이나 힘겨워 했다.

 

나는 결혼 생활을 하며

남편에게 또는 자식이나 아내에게 느껴지는 배신감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 구나 하는 공감이 깊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녀석을 미워하지 말아야겠다.

용서하고 싶다.  나도 용서받았기에...

그래서 녀석에게 비록 약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말했다.

"널 미워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이해할 날이 오겠지.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그에 걸맞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늘 느끼고 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신 때문이 아니요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 말씀이 부담이 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게 되는 이유는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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