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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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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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0-07-13 ㅣ No.57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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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 마태오 11,20-24

 http://www.catholic.or.kr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회개의 첫 단계>

 

 

   회개한다는 것, 회심한다는 것, 삶을 한번 총체적으로 바꿔본다는 것,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숙제인 것 같습니다.

 

   하느님 안에 한번 새롭게 출발해보자고 그토록 애를 써봤지만, 늘 제자리걸음입니다. 수도회 입회 후 지원기 때의 고백성사꺼리들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말 바뀌기 힘든 것이 사람인 듯합니다. 아마도 죽을 때가 가까이 오면 바뀌려나 봅니다. 그래서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을 때가 가까이 왔나보다, 라고 농담들 하지 않습니까?

 

   환골탈퇴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 없이, 하느님의 크신 은총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 회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삶의 방향을 순식간에 180도 바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형제가 대형교통사고를 겪어 응급실로 실려 갔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신음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입니다. 무의식중에 큰 강을 만납니다.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빨리 건너오라고 손짓합니다. 그의 손짓에 따라 천천히 강을 건너는데, 갑자기 누군가 등 뒤에서 건너가지 말고 돌아오라고 외칩니다. 그리고 의식이 깨어납니다.

 

   이렇게 죽음의 강을 건너가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오신 분들, 크게 깨닫고, 크게 뉘우치고, 크게 회심해서 새 삶을 살기도 하지요. 그러나 정말 어려운 것이 회개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도시 코라진과 벳사이다를 향해 독설을 던지십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돌아오라고 외치십니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귀를 틀어막고 돌아서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멸망입니다.

 

   회개가 어려운 이유는 일련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그 첫 번째 과정이 좀 어렵습니다. 회개는 하느님께로 얼굴을 돌리는 일, 하느님께로 발걸음을 돌리는 일인데, 그분에 대한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발길을 돌리겠습니까?

 

   회개의 첫걸음은 하느님을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가, 하느님이 얼마나 아름다운 분이신가, 하느님이 얼마나 나를 끔찍이도 생각하시는가, 하느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 한분씩 있을 것입니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친구, 진심으로 나를 아끼는 친구, 내게 좋은 것만 주려는 친구, 나를 향해 조금도 사심이 없는 친구, 그래서 힘들다가도 그만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시금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는 친구, 그래서 늘 곁에 같이 있고 싶은 친구...

 

   우리의 하느님은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보다 백만 배, 천만배 더 좋으신 하느님이십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우리를 잘 아시고, 자신보다 우리를 더 아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매일 죄 속에서 허덕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우리를 향한 사랑의 손길을 펼치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는지 나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 목숨조차도 바치시는 나만을 위한 희생의 하느님이십니다.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그것이 회개의 첫걸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첫 단추를 잘 꿰게 될 때, 회개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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