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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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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0-09-06 ㅣ No.58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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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루카 6,6-11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환우들에게 치유의 은총을>

 

 

    요즘 들어 부쩍 건강할 때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뿐만 아니라 건강할 때 기도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건강할 때 더 많이 사랑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었는데, 1년을 장담할 수 없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 선생님의 진단 앞에 울부짖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오늘 내가 아무런 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면, 그것은 축복 중에 축복으로 여겨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많이도 말고 딱 1년간만 건강한 삶을 허락하신다면...”

 

    “단 하루만이라도 이 지긋지긋한 통증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봤으면...”

 

    “단 한번만이라도 내 힘으로, 내 발로 걸어서, 그리도 좋아했던 바닷가에 갈수만 있다면, 낙엽 떨어지는 한적한 오솔길 산책을 할 수만 있다면...”

 

    비록 가진 바가 없어도, 비록 하루하루가 위태위태해도, 비록 절망의 나락에 떨어져 있다 해도, 오늘 건강하면 일단 행복해야겠습니다. 다시금 희망을 가져야겠습니다. 다시금 일어나야겠습니다.

 

    삶의 벼랑 끝까지 내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병과 맞서 싸우는 환우들도 계십니다.

 

    남아있는 것이라곤 뼈를 깎는 통증과 처절한 고독감뿐일 텐데도 환하게 웃으며 살아가는 환우를 봤습니다.

 

    자기 한 몸 챙기기도 벅찰 텐데 동료 환우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꿋꿋이 걸어가는 이런 분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치유의 은혜를 베푸시더군요.

 

    결국 어떠한 처지에서든 항상 감사드리는 것, 그것이 구원과 치유의 길입니다.

 

    사실 우리의 나약함, 우리의 병고, 우리의 결핍, 우리의 불완전함을 채워주시고, 이를 통해 우리를 정화시키며 치유를 베푸시는 도구는 하느님 사랑의 불 이외에 그 어떠한 것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환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그분께서는 그들이 겪어온 끔찍한 고통, 처절하게 견뎌온 지난 세월에 늘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지닌 강한 믿음에 흘러넘치도록 후한 보상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환우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오른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치유하십니다.

 

    손톱 사이에 작은 가시 하나만 박혀도 괴로워 미칠 지경입니다. 운동하다가 손가락 하나만 꺾여도 하루 종일 얼음찜질을 한다, 깁스를 한다, 호들갑입니다. 그런데 손 하나가 오그라들었으니 얼마나 불편했을까요? 그 손도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이었습니다.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시선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그에게 예수님의 사랑이 다가갑니다. 예수님 치유의 숨결이 다가갑니다. 그 따뜻한 사랑은 손뿐만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받아왔던 멸시와 수모, 서러움과 슬픔 모두를 한꺼번에 치유시켜주십니다.

 

    결핍으로, 병으로, 멸시로, 상처로 고통 받는 우리 가까이 현존하시는 예수님, 우리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관심을 지니신 예수님, 그 예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 그것이 치유의 원동력입니다.

 

    치유의 기적은 자연을 거슬러 발생하는 특별한 그 무엇이라기보다는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유출된 사랑의 불꽃, 성령의 불길이 우리의 간절한 믿음과 만날 때 이루어지는 그 어떤 작용이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예수님과 일치하게 되면 우리의 기도, 우리의 삶, 우리의 고통, 우리의 사랑은 무한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고 점차 우리는 부족하고 편협된 우리 자신으로부터 해방감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때 꽃향기 머금은 미풍처럼 조용히 치유의 은총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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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옥 (카타리나 수녀, 마리아의 딸(MARIANIST)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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