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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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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10-12-02 ㅣ No.60394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2월 2일 대림 제1주간 목요일
 
 
 
Everyone who listens to these words of mine
and acts on them
will be like a wise man who built his house on rock.
The rain fell, the floods came,
and the winds blew and buffeted the house.
But it did not collapse.
(Mt.7.24-25) 
 
제1독서 이사야 26,1-6
복음 마태오 7,21.24-27
 
몇몇 주부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너희 애, 피아노 학원 보낸다면서?”

“남들도 다 보내는데 나만 안 보내는 것 같아 항상 불안하더라고. 그래서 보내는 거야.”

“많이 늘었니?”

“우리 애는 소질이 없나봐, 그저 그래.”

“괌으로 피서를 갔다 왔다며?”

“그래, 남들도 다 가는데 빠질 수는 없잖아.”

“재미있었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죽는 줄 알았어.”

많은 주부들의 대화 내용이라고 합니다. 피아노도 좋고 피서도 좋지만, 남이 보내니까 또 남이 가니까 나도 따라한다는 식은 곤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나는 절대로 같지 않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자신에게 적합한 고유한 길을 가기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약 주님께서 우리가 똑같이 행동하며 살기를 원하셨다면 지금처럼 서로 다른 모습이 아니라 차이가 전혀 없는 똑같은 모습으로 창조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각자 자기만의 길을 존중하시고, 그 다양한 길을 통해 주님을 찬미하고 주님 앞에 나오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당에 나가서 열심히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남들이 하니까 나 역시 해야 한다면서 열심히 기도하는 척 하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분들은 자그마한 시련만 찾아와도 금방 흔들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기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진심으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뜻에 맞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고통이나 시련이 와도 전혀 흔들림이 전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제일 부족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같아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느님께서는 나를 가장 나답게 창조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 때문에 나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하느님 작품은 바로 ‘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일은 버려야 합니다. 가장 최고의 모습인 나를 존중하고, 나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이야 말로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이 아닐까요?

 

실패가 있는 미완성은 반성이며 새로운 출발이고, 가능성이자, 꿈이라고 할 수 있다(신영복).



 

아름다운 방문(榜文)(최인호, ‘산중일기’ 중에서)

며칠 전 가파른 산을 오르다 약수터에서 물을 한 바가지 받아먹고 그늘에 앉아 쉬고 있을 때였다. 소나무 등걸에 흰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 6월 X일 오후 X시경 청계산 산행을 하던 중 갑자기 고통을 느끼고 쓰러져 여러 등산객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져서 치료를 받고 마침내 쾌차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 덕분입니다. 여러분의 댁 내에 만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깨끗한 흰 한지 위에 일일이 붓으로 쓴 글씨였다. 한마디로 솜씨가 있는 필체였다. 비라도 맞을까 봐 나뭇등걸에 붙인 종이 위에 단정하게 비닐 막이 씌워져 있었고 가장자리를 둘러서 스카치테이프가 빈틈없이 쳐져 있었다. 그러나 그 방문에는 어디에도 쓴 사람의 이름이 없었다.

내용으로 미뤄 보건대 방문을 쓴 사람은 지난 유월초 산에 왔다가 갑자기 고통을 느끼고 쓰러져 응급상황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때 등산객들이 힘을 합쳐 구조대원을 부르거나 쓰러진 이 사람을 함께 실어 날라 긴급 조치를 한 것처럼 보인다. 신속한 조치로 무사하게 건강을 되찾은 환자는 그때의 고마움을 마음에 담아 이처럼 감사의 말을 쓰고 자신의 가족에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약수터에 붙여 놓도록 하였던 모양이다.

나는 그 방문을 바라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자신이 입은 이웃에 대한 고마움을 저처럼 잊지 않는 그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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