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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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연중 제1주간 금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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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01-14 ㅣ No.6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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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연중 제1주간 금요일-마르코 2장 1-12절

 


 

“애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문제를 문제 삼지 않으니>

 

 

    희망으로 가득 차서 달려왔던 중풍병자와 일행은 큰 난관, 엄청난 문제 앞에 직면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머무시는 곳으로 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일사천리로 해결될 줄 알았는데, 웬걸, 엄청난 장벽이 그들 앞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인파였습니다. 당시 예수님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수많은 인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지어 서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새치기 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작은 소동들도 벌어졌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사도들은 ‘완장’ 하나씩 차고 질서유지에 전념하기 시작했는데, 그 일만 해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크게 상심하고 낙담한 중풍병자 일행이었습니다. 분위기를 봐서 새치기는 꿈도 못 꿀 일이었습니다. 잘못하다가는 몰매 맞을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그 먼 길을 돌아갈 수도 없는 일, 저 중환자를 그냥 줄 세워 며칠을 기다리게 할 수도 없는 일,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인 중풍병자 일행의 태도를 보십시오. 장벽이나 문제 앞에 결코 물러서지 않습니다.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고민을 다 했습니다. A안, B안, C안, D안...각 안의 타당성과 실현성, 적법성을 두고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가 막힌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새치기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사도들에게 사정사정해도, 거기 온 환자들이 다들 워낙 중한 환자들이고 오래도록 줄서있던 사람들이어서 씨도 안 먹혔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계획했습니다줄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줄은 지붕으로 올라가는 줄이었습니다.

 

    너무나 황당한 줄이었지만,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아이디어였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정성에 탄복합니다.

 

    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계속 빛을 발합니다. 지붕으로 올라간 그들은 지붕덮개를 벗깁니다. 그리고 구멍을 냅니다. 중풍병자를 들것에 눕히고 줄을 매달아 예수님께서 앉아계신 방안으로 내려 보냅니다. 정말 기상천외한 일, 참으로 예의가 아닌 일이었지만, 예수님께서도 그들의 한번 살려보겠다는 적극성에 탄복하시고 감동받으십니다. 당연히 치유의 은총을 베푸십니다.

 

    인간의 적극성, 인간의 간절함이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 대표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보다 진취적이고, 보다 적극적이고, 보다 긍정적이라면 기적, 반드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보다 열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잘 가르쳐준 사건입니다.

 

    우리는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다양한 문제 앞에 서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문제에 대한 고민만 하다가 시간 다 보냅니다.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한 채 문제 앞에 포기하고 굴복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큰 산을 잘 넘은 한 신앙인의 말씀입니다. “문제를 문제 삼지 않으니 더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문제 해결중심의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절실한 바람도 필요합니다. 때로 역발상도 필요합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연구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반드시 문제를 넘어설 수 있다는 강렬한 자기암시와 부단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다양한 인생의 문제 앞에 엎드려 울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원치 않으십니다. 그보다는 문제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고 문제를 넘어설 것을 노력합니다. 문제를 통해 더 큰 신앙인으로 성장하고 문제의 극복을 통해 하느님을 깊이 체험할 것을 원하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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