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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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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11-03-10 ㅣ No.62695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3월 10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Whoever loses his life for my sake will save it.
(Lk.9.24) 
 
제1독서 신명기 30,15-20
복음 루카 9,22-25
 
교구청에 와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냐고 하면, 아침밥을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본당에서는 식복사 자매님께 일찍 나와 달라고 부탁하기가 미안해서 아침은 제가 직접 해결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귀찮으면 아침을 건너뛸 때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곳 교구청에 오니 주교님과 신부님들이 계셔서인지 이른 시각에 항상 아침식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때로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또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아침식사를 건너뛰곤 합니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죽을 정도로 배고프지는 않으니까요.

평소에 자주 아침식사를 건너뛰는 저입니다. 하지만 일 년 중 두 차례는 아침에 너무나도 배가 고픕니다. 즉, 의무적으로 한 끼 단식을 해야 하는 재의 수요일 아침과 성 금요일 아침에는 왜 이렇게 배가 고픈지요(물론 아침이 아닌 다른 때 단식해도 됩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것이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 어떤 신부님께서는 단식해야 하는 날에는 배고픈 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항상 늦잠을 주무신다고 하더군요.

왜 단식해야 하는 날에만 더 배가 고플까요? 바로 내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단식하는 날에만 신체적으로 배고픔을 더 느끼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 아니지요. 그보다는 내 마음에서 ‘배고플 것이다’라고 계속 외치고 있었고, 실제로 배고픔으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 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부정적이고 세속적인 마음으로 바라볼 때는 실제로 받아들이게 되는 세상도 부정적이고 세속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마음으로 바라볼 때에는 실제로 내게 다가오는 세상도 하느님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라오라고 하십니다. 그 길을 세상의 눈으로 볼 때에는 힘든 길이고 가시밭길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함께하며 예수님의 눈으로 바라보면 가장 큰 은총의 순간이며 축복의 순간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모세는 이 점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 또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가 차지하러 들어가는 땅에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실 것이다.”

저는 지금까지 많은 장례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즉, 돌아가신 분들을 많이 보았다는 이야기도 될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분들 중 그 누구도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돌아가신 분은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이 세상에 다 놓고 가셨습니다. 죽어서 가지고도 못갈 것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걸려고 하니,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입니까?

이 어리석은 모습에 포함된 우리가 되지 말도록 합시다. 대신 하느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 펼쳐질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는 우리가 되도록 합시다. 그때 하느님으로부터 가장 큰 은총과 축복의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성공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당신이 지금 서 있는 곳이다(찰스 M. 슈왑).




달과 빵 덩어리(‘행복한 동행’ 중에서)

독일의 시인 하이네가 친구들과 함께 사냥을 즐기던 중 숲 속에서 길을 잃었다. 얼마나 깊이 들어왔는지 사흘이 지나도록 사람의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밤이면 사나운 짐승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높은 나무 위라면 짐승이 날 해칠 수 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한 하이네는 나무 위로 힘겹게 올랐다. 어느 정도 올라가자 나뭇잎 사이로 환한 보름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친 몸을 나뭇가지에 의존한 채 멍하니 달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달에 대한 아름다운 시를 많이 지은 그였다. 하지만 그날만은 달랐다. 허기와 피곤에 지친 그의 눈에 보름달은 커다란 빵 덩어리로만 보였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튿날, 하이네는 자신을 찾아 나선 친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숲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훗날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항상 달 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봤다. 달이 한낱 빵 덩어리로 보일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보는 것은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나의 마음이 보는 것일 뿐이다.”

사흘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에게 달이 빵 덩어리로 보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우리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내 마음이 행복한 만큼, 내 눈도 행복한 세상을 보게 된다.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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