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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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유익한 과실들...[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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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a1004] 쪽지 캡슐

2006-03-23 ㅣ No.207

 토종밤은 약밤


   초여름 달밤에 밤나무숲 부근을 지나가면 이상하고 야릇한 냄새가 난다.
이것을 이름하여 '밤꽃 냄새'라 하는데 남성의 체액 냄새와 흡사하다고 한다.

 

하늘에서는 휘영청 달빛이 부서져 내리고 숲속에서는 진하디 진한 밤꽃 향기가 흘러나와 코끝을 슬슬 간지럽히면 독수공방하던 동네 과부들은 괜시리 오금이 저리고, 불현듯 솟구치는 지아비 생각에 온 밤을 뜬눈으로 하얗게 지새우곤 했다.


  이처럼 가슴 설레게 하는 밤꽃이 지고나면 새끼손톱만한 밤송이가 맺히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잎사귀처럼 녹색이다가 익어갈수록 갈색으로 변하면서 벌어지는데, 연약한 알맹이를 둘러싸고 있는 무성한 가시는 밤알에게는 훌륭한 방어무기이다. 이 가시 덕택에 밤알이 완전히 익어서 땅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것이다.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가고, 들에는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는 가을이 오면 밤나무숲 사이에는 으레 새 오솔길이 난다. 그것은 바로 쩍쩍 벌어지기 시작하는 밤송이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동네 조무래기들이 다람쥐처럼 밤나무 밑을 드나들어 생긴 길이다. 밤나무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아이들이 맨발로 장대를 잡고 밤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후려치면, 쩍쩍 송이가 벌어진 틈에서 잘 익은 밤알들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고개를 쳐들고 가슴 조이며 치마폭을 펼치면, 쏟아져 들어오는 밤알들. 따끔따끔한 것쯤이야 무던하게 견뎌낼 수 있을 만큼 황홀한 기분이다. 또한 통째로 떨어진 밤송이를 가시에 찔려가며 낫끝으로 파먹는 재미는 어른이 되어서도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다.


  밤나무는 참나무과에 속하는 교목성 낙엽과수이며 세계적으로 열한 가지 종이 북반구에만 분포한다. 특히 중부 유럽지역에서 많이 나고 동양에서는 일본, 중국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는 편이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걸쳐 재배되는데 함경북도와 평안남도에는 중국계의 함종밤(함종율)이 많고 그 이남지역에는 재래종이 많이 재배되었다. 그러나 1958년 경부터 밤나무혹벌의 발생으로 재래종 밤나무밭은 거의 전멸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를 계기로 해충에 강한 품종이 도입되었다. 그리고 재배면적도 크게 증가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밤나무의 품종은 주로 우리나라와 다른나라 재래종 중에서 해충에 강한 것을 교배하여 우량품종으로 만든 것이거나 일본에서 새로 육성된 내충성 우량품종이다. 그 대표적인 품종은 다음과 같다.


  이른바 '중부6호'라고 불리는 산대밤은 경기도 광주군에서 엄선한 품종으로 나무줄기와 잎새가 무성하게 우거지며 줄기마름병 및 벌레에 강하다. 또한 이 품종은 수확량만이 아니라 가공에도 적합하다. 그리고 서울 임업시험장에서 선발한 품종으로 장위밤이 있다. 이 품종 역시 혹벌이나 줄기마름병 등에 강하다.


  이밖에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으로 삼조생, 이평밤(이평율), 은기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선발된 품종으로는 광주올밤, 중흥밤, 옥광밤(중부18호), 산성밤(중부26호), 백중밤 등이 있다.

 

성분/  밤은 다섯 가지 필수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훌륭한 영양식품이다. 그래서 밤을 많이 따먹고 자란 밤나무골 아이들은 살이 쪄서 대부분 토실토실했다고 한다.   밤에는 칼슘, 철, 나트륨 등, 뼈가 되고 피가 되는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있고, 특히 밤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밤 100g에 들어 있는 영양분은 탄수화물 34.5g, 무기질 1.2g, 단백질 3.5g, 철분 2.1mg, 비타민 A 74mg, 칼슘 35mg,비타민 B2 0.23mg, 비타민 C 28mg, 비타민 B1 0.45mg 등이다.

 

쓰임새/  밤을 이용한 음식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는 밤밥을 들 수 있다. 밤밥을 지을 때는 생밤의 껍질을 깨끗이 벗겨서 반쪽으로 가르고 뜨물에 담가서 색이 변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이것을 꺼내 쌀과 섞어서 소금을 약간 뿌린 뒤 보통 흰밥처럼 지으면 된다. 이때 팥 삶은 물을 붓고 밥을 지으면 고운 색깔과 함께 한결 구수한 밥맛을 낼 수 있다.


밤가루와 쌀가루를 함께 섞어서 끓이면 밤죽이 되는데, 이것은 당분이 많아서 예로부터 젖 떼는 아이의 이유식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건강식으로도 널리 애용되었다.


  이밖에도 밤다식, 밤단자, 밤과자, 밤주악, 밤엿 등은 우리의 전통음식으로 밤을 재료로 한 고급음식이다. 그리고 밤을 떡, 통조림 등으로 가공하기도 한다.


  한편 한방에서는 밤을 약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몸이 허약하거나, 비위가 허해 설사를 할 때, 콩팥이 허해 허리가 아플 때 쓰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 토종밤 중에서 '약밤'이 있는데 이것은 특별히 약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밤나무의 열매뿐만 아니라 목재도 고급가구재, 건축재, 철도갱목, 조선재 및 버섯 재배용으로 사용되며, 특히 목질에 함유된 탄닌은 화학제품의 연료로 이용된다.


  밤을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즉, 날것으로 그냥 먹을 밤은 알이 굵고 껍질에 윤기가 흐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보관했다가 먹을 것은 개량종이라도 알이 지나치게 굵지 않고 윤기가 나지 않는 것을 택해야 달고 맛이 있다.

 

이것이 토종/  밤나무는 신의주와 함흥을 잇는 선 아래 지역에서 특히 식생이 잘 된다. 또한 우리 밤은 예로부터 알이 굵기로도 유명한데, 삼국지 중 마한 편에 의하면, 마한에는 굵기가 배만한 밤이 난다고 했다. 또한 당나라 때 편찬된 수서라는 책에도 백제에 큰 밤이 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토종밤은 알이 잘고 껍질을 벗긴 밤알이 노란 빛을 띠며 맛이 뛰어나다. 그래서 단순히 '밤'이라 하지 않고 '약밤'이라 불렀다. 이렇게 맛이 뛰어나서인지 재래 토종밤은 해충에 약하다. 벌레도 맛있는 밤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재배해온 밤으로는 '평양밤'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원래 중국이 원산으로 만주 남부에서 화북지방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에 많이 심고 가꾸는 것은 주로 일본밤을 개량한 것으로 밤알이 매우 굵고 많이 열리지만 단단하지 않고 맛이 적다. 이러한 개량종에 밀려 우리 토종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토종밤과 외국산밤은 일반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우나 굳이 특징을 따진다면 토종밤은 껍질의 색깔이 선명하고 윤기가 난다. 반면 수입산은 일반적으로 껍질이 퇴색되어 있고 보관상 농약처리를 하여 농약냄새가 나는 것도 있다.

 

 ***참고문헌
  1.월간 {행복의 샘} 92.11월, 창간호 농민신문사
  2.월간 {시사춘추}
  3.{신토불이} 농협 (핸드북)
  4.{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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