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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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0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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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6-09 ㅣ No.147461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씨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대로 공부 못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대본을 성경처럼 읽고 연습했습니다.” 윤여정씨를 아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언젠가 큰일을 할 줄 알았습니다.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 주는 배우였습니다.” 연기생활 55년 만에, 75세의 나이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연기를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려한 외모, 뛰어난 재능, 주위의 도움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배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배우들이 모두 정상에 오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멀고도 험하기 때문입니다. 곳곳에 암초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만과 교만이라는 암초가 있습니다.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암초가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암초가 있습니다.

 

일전에 한 형제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형제님은 정년퇴임을 하고나서 매일 성경을 입력했다고 합니다. 성경을 모두 입력했을 때입니다. 주변에서 아직 건강하니 일자리를 소개해 주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면접을 보았는데 면접관이 원하는 것은 타이핑의 속도였다고 합니다. 1년 동안 성경을 입력하면서 타이핑 실력이 늘었고, 다행히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 성경을 입력한 것은 아닌데, 하느님께서 그렇게 기회를 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매일 묵주기도를 하는데 한 자매님이 묵주의 9일기도를 권했다고 합니다. 가족을 위해서, 건강을 위해서, 평화를 위해서 묵주의 9일 기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기도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병원에 가서도 잘 고쳐지지 않았던 병들이 조금씩 좋아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병을 고쳐달라고 기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기도하면서 몸이 좋아진 것을 체험했다고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지낸다고 합니다.

 

팬데믹 시대를 지내면서 두 가지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피아노입니다. 모종을 심고 매일 물을 주면 어느덧 줄기가 자라고, 꽃이 피는 것을 봅니다. 자연은 시간이 지나면 생명이 결실을 맺도록 해 줍니다.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처음에는 눈으로 악보를 보고, 다음에 손이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손이 눈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이 능숙하고, 자유롭게 건반을 움직이는 것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자전거입니다. 처음에는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좁은 길에서는 겁이 났습니다. 조금만 달리면 숨이 차고 힘이 들었습니다.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3번 쉬었다 가던 거리를 한 번에 갈 수 있었습니다. 신호등의 흐름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속도를 조절하면서 파란 불이 되는 시간에 교차로를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흘러가는 구름도 보고, 뺨을 스치는 바람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변을 보니 팬데믹 시대를 지혜롭게 지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 인공위성, 기상관측 기구를 통해서 원하는 곳을 쉽게 갈 수 있고, 1주일 혹은 한 달가량의 날씨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혜롭다 할 수 없습니다. 정말 지혜로운 것은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내비게이션으로 찾아 갈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은 인공위성으로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처럼 겉모습만 하느님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신앙인은 세상 사람들 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하고, 세상 사람들 보다 더 나누며,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참된 지혜는 며칠 앞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을 비추시어,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영광을 알아보는 빛을 주셨습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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