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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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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08-05 ㅣ No.66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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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연중 제18주간 금요일-마태오 16장 24-28절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젊은 시절, 오랜 날들 저를 괴롭히던 고질병이 하나 있었습니다. 병이 장기화되다보니 미칠 것 같았습니다. 당시 들었던 생각은 오직 한 가지 뿐, 무조건 빨리 이 병이 내 몸에서 사라져버렸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병 때문에 병원도 자주 다녀야 했고,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치료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자주 자리를 비워야했기에 회사 정기인사 때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로 그 병은 내 삶을 망쳐놓은 ‘웬수’였습니다.

 

    병에서 빨리 헤어나려면 몇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좋은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효능 좋은 약과 적절한 치료방법, 그리고 환자 본인의 긍정적인 마음과 치유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가 한데 아우러져 치유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병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마음에 가득하니, 아무리 병원을 다니고, 약을 복용한다한들 치유가 제대로 이루어졌겠습니까?

 

    병이 장기화되면서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는데, 우연히 한 깨달음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병고를 친구처럼’

 

    이 병 역시 여기저기 떠돌다 내 육신에 둥지를 튼 가엾은 친구로 생각했습니다. 이 병은 내 몸을 더 소중히 여기고, 평소에 좀 더 신경 써서 가꾸라는 친구의 충고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병도 내 몸의 일부이니 예민한 친구처럼 조심스럽게 대하고, 잘 다스려보자고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함께 살아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바꿔먹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약도 잘 들고, 신속하게 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네 인생, 어찌 보면 숱한 십자가들의 연속입니다. 한번 다가온 십자가는 찰거머리처럼 우리 몸에 딱 달라붙어 여간해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희한하게도 도망가려고 발버둥 치면 칠수록 십자가의 무게는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십자가의 무게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질 때 마다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어떤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냐에 따라 십자가가 은총이 될 수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연히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당당하게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기쁘게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 결과 영광스런 승리를 맛보셨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절절한 사랑과 희생을 한번 체험한 사람에게 있어 십자가는 더 이상 십자가가 아니라 예쁘고 화사한 포장지에 싸여진 선물입니다.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 십자가는 더 이상 십자가가 아니라 하느님 사랑의 표시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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