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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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3 주일/ 주님의 선물인 평화를 나누어야 할 소명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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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4-22 ㅣ No.111620




가해 부활 2주일, 요한 20,19-31(17.4.23)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






주님의 선물인 평화를 나누어야 할 소명

 

주간 첫날 저녁, 예수님의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문을 잠가 놓고 있었습니다(20,19).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갖고 열심히 동행하던 그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보고 절망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 결과 두려움에 휘말린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계실 때 다시 부활하리라고 하신 말씀은 물론, 되살아나시어 눈앞에 계신 예수님의 부활의 힘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숨을 죽이고 숨어있던 그들 한 가운데에 예수님께서 오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시며,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십니다(20,19). 예수님의 이 말씀으로 분위기가 반전되어, 제자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 기쁨을 맛봅니다(20,20). 이처럼 고통과 시련, 슬픔과 영혼의 어둠, 나아가 죽음 없이 평화와 기쁨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예수님 친히 십자가의 상처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으십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정의로움의 완성을 통하여 사랑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불의를 폭로하시어 정의를 실현하심으로써, 하느님의 자비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사랑은 정의의 열매이며, 정의 없는 평화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제자들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시면서, 용서를 선포하도록 파견하십니다. 예수그리스도가 바로 평화이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평화의 선물로 받았습니다. 평화를 선물로 받은 이들은 세상 모든 이들과 평화를 나누어야 할 소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실패 체험과 영혼의 어두움, 고통과 시련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예수님처럼 그 상처를 숨기려고 하지 말고 하느님의 자비를 믿고 드러내고, 정의를 실현함으로써 세상에 참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평화를 이루는 참 정의는 용서하는 자비로써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정의를 부르짖으면서 용서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폭력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여드레 뒤에, 토마스를 포함한 모든 제자들이 다시 집에 모여 있을 때, 예수님께서 오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직접 보고 만져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다는(20,25) 토마스에게 상처를 보여주시고, 상처 난 손을 보고 옆구리 상처에 손을 넣어보고 믿으라 하십니다(20,27).

예수님께서는 토마의 나약한 불신앙을 탓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가 원하는 대로 선명한 못자국과 창에 찔린 옆구리 상처를 보여주십니다. 토마스는 영광스런 승리의 모습 대신 끔찍한 상처를 봅니다. 그는 깊은 상처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의 깊이를 보았을 것입니다.

다섯 상처에 담긴 구세주의 사랑은 제자들의 죄와 어둠, 나약함과 비굴함을 또렷이 반사하는 거울이었습니다. 토마스는 그 모든 것을 다 아시면서도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고, 제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셨던 스승의 그 사랑이 담긴 상처 앞에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20,29) 하고 고백합니다.

우리 모두 고통과 시련과 어둠 가운데서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선물을 마음 열어 받아들여 기뻐하며, 정의의 실천을 통해 평화를 모든 이들과 나누어야겠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보여주신 사랑의 상처, 우리의 교만과 불의에 상처 받으신 하느님의 상처에 나 자신을 비춰보며, 이 사회의 상처와 불의와 죽음을 외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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