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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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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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5-11 ㅣ No.111958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하였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행정부를 대표하고, 경호원들로부터 경호를 받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신중해야 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통합의 시대를 열어 가면 좋겠습니다.

 

사제가 되면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먼저 호칭이 바뀝니다. 교우 분들은 신부님이라고 부르십니다. 처음에는 호칭이 어색하고, 꼭 다른 사람을 부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곧 호칭이 익숙해지고, 사제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자리의 변화가 있습니다. 교우 분들은 사제의 자리를 만들어 주십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가운데에서 찍도록 배려를 해 주십니다. 처음에는 부담이 되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가곤 합니다. 한 말씀할 기회가 자주 주어집니다. 본당 단체의 회합에 가면 훈화를 하기도 하고, 축하의 말을 하기도 하고, 덕담을 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한 마디가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거리를 만들게 됩니다. 정말 말씀은 힘이 있고, 살아 있고, 쌍날칼 보다 예리합니다. 그러기에 말은 신중해야 합니다. 교우 분들은 사제에게 존중과 배려 그리고 사랑을 듬뿍 주십니다. 사제는 주님을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제는 주님의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처음 본당 신부로 간 곳은 신자 분들이 작았습니다. 약수터에서 물을 떠오기도 했고, 주일 미사 후에는 화장실 청소를 하고, 성당에서는 주보를 정리했습니다. 넓은 마당에서 휴지를 줍고, 쓰레기를 모아서 버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신부님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분들은 고마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사제와 신자들은 오늘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모습을 기억해야 합니다. 섬김을 받기보다는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외모만 보고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만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허물이 있는 사람도 있고, 다시 잘못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언쟁을 벌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은총의 빛으로 교회를 비추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주님을 믿고 따르면서 서로 아껴주고, 사랑할 때 우리의 부족함도 우리의 허물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우리의 허물을 씻어내는 가장 큰 방법은 바로 겸손함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았을 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요한은 사명을 다 마칠 무렵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사람 안에 있는 하느님의 모상을 찾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외모와 능력을 보고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그분의 크신 자비로 우리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분들을 주님께서 보내신 분이라고 생각하며 정성껏 우리들의 마음을 다해서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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