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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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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자의 소명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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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maegoe2011] 쪽지 캡슐

2013-02-12 ㅣ No.78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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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화요일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
+ 마르코 7,1-13


목자의 소명

 

오늘 우리는 교황님의 사임(오는 2월28일 오후 8시: 한국시간 3월 1일 오전 4시에)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교황님의 임기는 종신직입니다만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2010년 가톨릭 전문 독일 언론인인 페테르 제발트가 자신과의 인터뷰를 책으로 펴낸 '세상의 빛'에서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또 영적으로 교황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스스로 사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교황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황은 사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무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05년 4월 19일 78세의 나이로 265대 교황에 선출돼 착좌한 지 7년 10개월 만입니다.

 

교황님께서는 “하느님 앞에서 거듭 양심을 돌이켜본 바, 본인의 체력이 더 이상 성 베드로 후계자직과 로마의 주교직을 충분히 수행하기에 맞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오늘 날 성 베드로의 외침과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선 건강한 체력과 정신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난 몇 달 사이 본인의 체력은 급속히 악화돼 주어진 책무를 적절히 수행하기에 부적당하다고 느낄 정도까지 이르게 됐다"고 건강상의 이유를 사임 배경으로 들며 "이 일(교황 퇴위)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교황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완전한 자유의지로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베네딕토 16세가 퇴위하면 1415년 그레고리 12세가 당시 분열된 교회를 수습하기 위해 스스로 사퇴한 이래 598년 만에 선종에 앞서 퇴임한 교황이 됩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하며 새 교황선출도 주님께서 몸소 성령의 역사를 이루시길 희망합니다.

 

오늘 복음은 유다인의 전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관습이 있었는데 왜 손을 씻게 되었는가는 관심이 없고 손을 씻지 않았다는 것에만 마음을 둔 것을 지적해 줍니다. 사실 모든 음식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육적인 생명양식으로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합당한 마음으로 먹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였습니다. 위생적인 의미도 있지만 정화의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미사전례 때에 참회예절이 있듯이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과 예의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사 때 사제는 예물기도에 앞서서 손을 씻으며 기도합니다. “주님,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없애 주소서.”손을 씻는 예식의 핵심은 마음의 정화를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그 내용, 알맹이를 잊은 채 겉모양의 전통을 고집하면서 오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사제들의 정체성에 있어서도 성직자는 곧 선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사목자의 관점에 더 큰 비중을 두기를 고집하여 본당신부 되기만을 고집한다면 본래 복음 선포자로서의 소명을 소홀히 하는 오류를 범할 것입니다. 우리는 본당신부가 되기 위해서 성직자가 된 것이 아니라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서 서품을 받은 것입니다. 각기 하느님께서 주신 탈란트를 가지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소명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기 지켜야 할 전통과 관습이 있지만 그것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재해석하고 쇄신할 수 있어야 미래에 희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르2,2)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경을 인용하여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마르7,6-7). 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우리가 알맹이보다도 껍데기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여전히 같은 꾸중을 들을 것입니다. 내용보다도 형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하며 거기에 얽매이다 보면 우리의 예배는 헛되고 헛된 행위가 되고 맙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을 중요시 하되 그 의미와 내용을 제대로 알고 합당한 예배를 드려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좋은 전통과 관습이라 하더라도 하느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좋은 것이 아니니 마땅히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간혹 부득이 주일미사 참례를 못하여 주님의 기도 33번을 하였는데 고해성사를 봐야 되느냐? 몸이 불편한데 미사전례 때 앉고 일어서고 꿇는 것을 따라 해야 하느냐? 몇 일 전에 고해 성사를 봤는데 판공성사를 또 봐야 하느냐? 라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질문에 대답을 일일이 해 드려야 합니까? 중요한 것은 내가 행하는 것의 의미와 내용을 알고 거기에 얼마나 충실하였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명하신 바에 얼마나 사랑으로 응답하느냐의 문제 입니다. 법은 함부로 무시하여서도 안 되고 내 입맛에 맞게 합리화시켜서도 안 되느니 만큼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전통과 관습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말로나 혀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합시다.” 교황님의 결단도 새로운 전통을 세우는 하느님의 뜻이라 확신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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