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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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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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4-07-30 ㅣ No.90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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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보물찾기


 

가톨릭 신앙의 보물들이란 주제로 평화방송 TV국에 가서 녹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맡은 꼭지는 기도였습니다. 방청객 없이 홀로 카메라를 응시하면서 두 번 강의를 했었는데, 꽤나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 강의를 준비하면서 기도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얼마나 귀중한 보물인가를 절실히 체험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 명강사들께서 이런 저런 우리 가톨릭교회 안에 숨어있는 신앙의 보물들에 대해 소개를 해주셨는데, 하나하나 훑어보니 정말이지 많은 보물들이 있었습니다. 칠성사들, 신구약 성경들, 피정, 수도생활, 성인들, 성모님, 교황님들, 연도, 교회법, 2차바티칸공의회...정말 값지고 빛나는 보물들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가만히 따지고 보니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양손에는 수많은 보물들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들은 우리 손에 쥐어져 있는 보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남의 손에 들려있는 별 것 아닌 것들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관건은 내 안에, 우리 가정 안에, 공동체 안에 숨겨져 있는 찬란하고 영롱한 신앙의 보물들의 가치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입니다.

 

지난해 창간 30주년을 맞이한 월간지 생활성서에서도 11월호 특집으로 가톨릭 신앙의 보물들을 다루는 기획을 마련했는데, 9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곱 가지 성사, 삼종기도, 시간전례(성무일도), 연도, 사회교리, 묵주기도, 수도생활, 성인들의 전구와 세례명, 2차바티칸공의회, 하나인 교회.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무 가까이 있고 익숙해져버려서 그 소중함과 가치를 우리가 망각했던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니 하나하나 얼마나 특별한 선물인지요. 하느님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 각자의 손에 쥐어주신 맞춤형 선물들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특별한 그 무엇을 찾아 애써 멀리 갈 필요가 없습니다. 빛나는 신앙의 선물들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우리들 매일의 기본적인 신앙생활 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이 은혜롭고 과분한 선물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맛을 들여야겠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음과 동시에 한평생 심연의 고통과 비탄의 눈물이 끊이지 않았던 예레미야 예언자였습니다. 어린 소년 때 예언자로 불림 받은 그가 첫 번째로 받은 소명을 너무나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노회하고 구리기가 이루 말할 때 없는 당대 지도층 인사들, 고관대작들에게 가서 유다의 멸망을 선포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괴로웠던지 계속 도망 다니던 그는 할 수 없이 하느님을 말씀을 그들에게 전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놀림과 조소요, 욕설과 손가락질뿐이었습니다.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하고 그야말로 완전 왕따였습니다. 이런 예언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괴로웠던지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렇게 절규합니다.

 

, 불행한 이 몸! 어머니, 어쩌자고 날 낳으셨나요? 온 세상을 상대로 시비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 사람을. 빚을 놓은 적도 없고 빚을 얻은 적도 없는데, 모두 나를 저주합니다.”

 

그 모든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하느님 말씀을 전하고, 그 말씀을 실천하고, 그 말씀을 묵상했던 예레미야에게 하느님께서는 큰 은총을 베푸십니다. 큰 깨달음을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신앙의 보물들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축복을 베푸신 것입니다. 너무나 행복했던 예레미야는 그 혹독한 고통 속에서도 이런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주 만군의 하느님, 제가 당신의 것이라 불리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도 예레미야 예언자처럼 보물찾기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일상 여기 저기, 우리 가정 안에,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 숱하게 뿌려져있는 축복의 보물들을 찾아나가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탁월한 보물은 하느님의 신성이 듬뿍 깃든 존재로서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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