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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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 토/ 믿음과 겸손이 불러일으키는 사랑의 기적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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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6-30 ㅣ No.112953




연중 12주 토, 마태 8,5-17(17.7.1)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마태 8,9)



 


The Healing of a Centurion's Servant





 

믿음과 겸손이 불러일으키는 사랑의 기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방인 백인대장의 종의 중풍을 고쳐주시고, 열병을 앓던 베드로의 장모의 병을 고쳐주십니다. 또한 당신을 찾아온 마귀 들린 이들에게서 악령을 쫓아내십니다. 이렇듯 예수님께서는 민족과 혈연, 종교와 사회계층, 빈부의 차, 피부색깔에 상관없이 모두를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그런데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해주신 예수님의 처신은 유다인들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을 것입니다. 하나는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자신들 외에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다고 믿고 있었는데 이방인을 고쳐주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신들을 지배하는 식민 통치자의 청을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중풍으로 드러누워 몹시 고통을 받고 있는 종을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 즉시 그에게 “내가 가서 고쳐 주마”(98,7) 하십니다. 그러자 백인대장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8,9) 하고 아룁니다. 그의 진실한 믿음에 예수님마저 감탄하시며, 그의 종을 고쳐주십니다.

백인대장의 태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남달랐고 예수님을 감동시켰지요. 백인대장은 종을 부릴 만큼 물질적 풍요를 누렸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종의 고통을 눈여겨보고 종의 치유를 위해 직접 나선 건 놀라운 일입니다. 그는 인간의 생명이 가장 중요함을 인식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우선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그는 인간 삶에 있어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알아보는 분별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당시에 종은 거래할 수 있는 물건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백인대장은 자신의 종을 고귀한 인격으로 대하고 있음을 봅니다. 그 종은 언제든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고, 더구나 병까지 들었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도 무방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백인대장은 그런 종을 귀하게 여겨 극진한 사랑을 보인 것입니다. 그의 연민과 사랑이 사랑이신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분께 다가가도록 했을 것입니다.

또한 백인대장은 사랑의 기적이 이루어지도록 자신을 한껏 낮추었습니다. 그는 사회적으로 권세를 누리는 사람이었고, 더구나 식민지 통치에 참여하는 지휘관이었으니 두려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굳이 종 하나를 위해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어려운 부탁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는 기꺼이 주님 앞에 스스로 몸을 낮추어 스스로 종처럼 처신합니다. 그렇게 사랑의 기적을 이루는 소통방식은 가난과 비움과 낮춤입니다.

유다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이방인인 백인대장은 유다인인 예수님을 자기 집에 초대하여 치유를 청할 자격도 없었지요. 그러나 그는 사랑은 때와 장소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신 예수님 말씀으로 이미 창조적 변화와 해방이 이루어짐을 알아차렸습니다. 따라서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8,9)하고 청한 것입니다.

백인대장은 그렇게 겸손했을 뿐 아니라, 자신을 낮춤으로써 사랑이신 분과 소통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의 사랑의 권능을 보고, 신뢰하였습니다. 그는 그 믿음을 말과 행동으로 겸손하게 고백하였고, 그 결과 종의 치유라는 사랑의 기적이 일어나게 됩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나를 향하여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8,13) 하시며 사랑의 기적으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 이 놀라운 사랑의 초대에 감사드리며 맞갖은 응답을 해야겠습니다. 백인대장처럼 자신을 낮추고, 극진한 사랑과 확고한 믿음으로 다른 이들과 이 사회의 구원을 위하여 투신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편견과 냉정의 벽을 허물고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하도록 헌신함으로써, “모두가 형제”(마태 23,8)가 되는 사랑의 기적을 일으켰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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