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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손좀 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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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1-16 ㅣ No.3163

1월 16일 수요일-마르코 1장 29-39절

 

"예수께서 그 부인 곁으로 가서 손을 잡아 일으키시자 열이 내리고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어떻게 손을 좀 써봐!>

 

예수님 시대 당시 열병은 치명적인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에야 열병 정도는 간단한 처방으로도 쉽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의료수준으로는 마땅한 처방약은 고사하고 정확한 병의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체온이 올라감에 따라 동반되는 심한 탈수증세는 열병환자를 혼미상태로 몰고 갔습니다.

 

이런 열병환자를 옆에 두고 속수무책으로 그저 지켜보아야만 했던 가족들의 고통 역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민간요법을 써본다, 이러면 열이 내리려나 해서 수건을 찬물에 적셔 몸을 닦아주는 등 갖은 방법을 다 써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열은 조금도 떨어질 줄을 몰랐습니다. 그 순간 환자와 가족들은 조금씩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열병환자와 가족들에게 오직 한가지 소원이 있었다면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열이 확 좀 내려가는 것일 것입니다.

 

한편 그 환자는 오늘 복음에서 소개되고 있는 것처럼 시몬의 장모였습니다. 시몬의 처갓집 식구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시몬에게 "제발 어떻게 손을 좀 써보라"고 집요하게 압력을 넣었습니다. 이들의 성화에 견디다 못한 시몬은 스치듯이 지나쳐가며 한두 번 정도 만났던 예수님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시몬은 아직 절친한 사이가 아니기에 예의가 아니었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장모가 열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한번 와줄 것을 청합니다.

 

이렇게 당시 숱한 불치병 환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예수님의 힘을 빌어 치유되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예수님께 매달립니다.

 

오늘 우리가 눈여겨볼 일은 이런 시몬이나 다른 많은 사람들의 요청에 예수님께서 어떻게 대응하셨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건이 허락되는 한 최대한 고통 중에 있는 백성들의 요청을 물리치지 않으셨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지치도록 치유와 구마활동을 계속해나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 만사를 다 하느님 아버지의 섭리에 맡기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당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셨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행하셨던 일이 어떤 일들이었나 돌이켜봅니다.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함께 아파하는 일, 왕따를 당해 슬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일, 죽어 가는 사람들의 머리맡에 앉아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하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도가 너무도 간절하여 하늘에 닿았기에 치유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루신 일 가운데 어떤 일들은 우리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들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계시지는 않지만, 이제는 우리를 통해서 당신 사랑의 기적을 계속하고자 하십니다.

 

이제 우리 각자가 또 다른 예수님입니다. 우리 각자는 세상과 고통중인 이웃들 앞에 치유와 해방의 예수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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