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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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한 가마니를 다 먹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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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2-24 ㅣ No.3303

2월 25일 사순 제 2주간 월요일-루가 6장 36-38절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 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

 

 

<소금 한 가마니를 다 먹기 전에는>

 

인디언들이 바치는 기도문 중에 다음과 같은 기도문이 있습니다.

"신이시여! 우리가 남의 신을 신고 보름동안 걸어보기 전에는 남을 판단하거나 비난하는 일을 삼가게 하소서!"

 

언젠가 한 수녀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듣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한 사람에 대해서 완전히 알기 위해서는 소금 한 가마니를 같이 먹어야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보지 않고, 그 사람의 구체적인 삶 안으로 들어가 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말자는 이야기입니다.

 

용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서 시작됩니다. 그가 안고 있는 나름대로의 고민이나 그가 살아온 삶의 역사와 그가 받아왔던 삶의 상처들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 바로 거기에서 용서는 시작됩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단순히 상대방이 저지른 잘못을 무조건 참아주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용서는 예수님의 권고에 따라 우리에게 상처를 준 이웃을 다시 한번 예전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참으로 영웅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숱한 우리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다가갈 때 마다 언제나 우리를 예전처럼 다시 받아들이십니다.

 

"그래! 그때 당시 뭔가 오해가 있었겠지? 아니면 당시 그의 심리적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뭔가 심각한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이 분명할거야. 당장은 아니라도 시간이 흐르면 오해가 풀릴 날이 올거야." 하는 한 템포 늦추는 자세가 용서의 전제 조건입니다.

 

용서는 소극적으로 양보한다든지 물러서는 나약한 행위가 결코 아닙니다. 그보다는 악에 굴하지 않고 악을 이겨내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승리의 행위입니다.

 

용서가 있는 곳에 한 단계 나아가는 인격적 성장과 해탈의 기쁨이 있겠지만 용서가 없는 곳에는 오직 미움과 증오, 파멸과 죽음만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보다 인간답게 사는 길,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길은 바로 용서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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