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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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일/기도는 영의 호흡이다./말씀자료:유영봉 야고보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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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식 [wgs691] 쪽지 캡슐

2016-10-15 ㅣ No.107492


연중 제29주일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실 것 같으냐?

루카 18, 1-8


기도는 영(靈)의 호흡이다


현대인들은 얼마간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 눈에 보이는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야 직성이 풀린다. 말하자면 ‘효과주의’에 사로잡혀 있다고 하겠다. 속전속결로 승부를 내려고 한다. 확신이나 신념을 갖고 일생 동안 무언가에 도전하고, 그래서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를 내는 그런 일은 점점 보기 힘들어진 세상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묵상하는 것을 보면 시간 낭비하는 비생산적인 일로 여기는 듯하다. 그러면, 현대인들에게 기도는 무익한 것인가?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바쁘다, 바빠’를 연발하며 산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바쁘게 사는 것이 알차게 사는 것’이라는 착각이 한몫을 한다. 그래서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죽을 지경이다.”라는 넋두리는 자신이 요즘 잘나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자기과시일 때가 많다. 우리는 우선 ‘바쁜 삶이 바로 알찬 삶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깨달아야 한다. 바쁘게 허둥대는 삶은 반성 없이 사는 삶이고, 시간에 떠밀려 사는 삶이다. 다른 말로 하면 나는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의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몫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올바른 자의식(自意識) 없이 사는 삶이 되기 쉽다. 하느님 앞에 자신을 비추어보면서 그분의 말씀을 듣는 기도 시간이야말로 우리 자신의 참모습을 찾는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우리는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컴퓨터 등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하는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어떤 것을 보고 들으면, 어쩔 수 없이 우리의 마음에는 그 보고 들은 것들의 생각과 상(像)이 남게 마련이다. 시내의 수많은 간판과 광고를 보면, 모두가 ‘나를 사가시오’, ‘나를 먹어보시오’, ‘나와 함께 잠을 자보시오’, ‘나를 입어보시오’, ‘여기로 와보시오’, ‘나를 가지고 놀아보시오’ 하는 것들이다. 그 결과 우리의 정신은 천 갈래 만 갈래로 흐트러진다. 우리의 정신을 끊임없이 밖으로 잡아당기는 원심력 때문에 자신의 중심을 잃기 십상이다. 여기서 자신의 내적 중심을 잡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면 기도와 묵상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안으로 모아들이는 구심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기도를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호흡은 필요한 신선한 공기를 몸 안에 들이고, 찌꺼기를 내뿜는 행위이다. 모든 생명체는 이 작용을 중단하면 죽는다. 우리 영적 생명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기도 시간을 통해 ‘나는 누구이며,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내 안의 영적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고, 새로운 영적 힘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밖으로 찢겨 나가려고 하는 자신을 안으로 모으는 내적 중심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기도는 영(靈)의 호흡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기도는 영혼의 삼림욕’이라 할 수 있다.

[말씀자료:마산교구 유영봉 신부][편집:원근식요아킴]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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