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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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0 금/ 상처를 떠안으심으로써 치유해주시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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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6-29 ㅣ No.112928




연중 12주 금, 마태 8,1-4(17.6.30)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태 8,2)



 


The cleansing of a leper





 

상처를 떠안으심으로써 치유해주시는 주님

 

어떤 나병 환자가 산상설교를 마치고 내려오시는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며 고쳐주시라 청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8,2) 그러자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어 그의 병을 고쳐주십니다(8,3). 이로써 하느님 나라가 이미 우리에게 와 있음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나병 환자의 태도에서 우리 신앙의 길을 찾아봅니다.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간곡하게 치유를 청한 그의 태도는 놀라웠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살아있는 송장’ 취급을 받았고, 부정한 사람으로 여겨져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도 없었으며, 성곽 도시에 들어갈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11세기까지 나병환자들은 전염의 위험 때문에 사회로부터 강제로 격리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대 그레고리오 교종의 가르침에 따라 그들을 돌볼 중대한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3차 라테라노 공의회(1179년)는 나병을 죄스런 생활 때문에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벌로 여겼습니다. 따라서 신자들이 죄에 물들지 않도록 그들을 격리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종교의식과 사회생활에서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보면 나병환자는 결코 예수님께 다가가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는 예수님께 다가갔으며 엎드려 절하며 치유를 청했을까요? 그에게는 모든 사람이 자신을 죄인으로 여겨 무시하고 배척해도, 예수님만은 자신을 받아주시고 고쳐주시리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병환자의 믿음은 세상의 냉소와 멸시를 뛰어넘고도 남을 정도로 강력했을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보고 믿었을 뿐 아니라, 치유를 통한 자유와 해방으로 자신을 이끌어주시리라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렇게 인간은 희망을 품을 때 인간성을 회복하게 되지요. 예수님께서는 그의 믿음과 치유 받고자 하는 간절한 갈망, 영혼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거룩한 정직함’에 손을 내미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냉소와 멸시와 배척을 안고 자신에게 다가온 나병환자의 상처를 ‘떠안으심으로써’ 그의 상처를 치유해주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나병환자의 처지로 내려가시어 그를 치유해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나환자를 배척하고 격리한 이들과 나병환자 사이의 비인간적 빈터를 사랑으로 채워주신 것입니다. 생명이신 분께서 나병환자의 손을 잡아주심으로서 그의 훼손된 인간성을 회복시켜주신 것이지요.

하느님께는 우리 자신이나 우리의 기도와 찬미가 필요치 않으나,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원하십니다. 그것이 주님의 사랑이지요. 오늘도 주님께서는 천지창조 때 몸소 사람을 빚어내신 바로 그 사랑의 손길로, 매순간 나에게 다가오시어 우리 손을 잡아주십니다. 이것이 모든 피조물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의 의지입니다.

우리 모두 나병환자처럼 나의 부족함과 고통과 영혼의 어둠을 주님께 보여드리며 그분께 다가가야겠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는 온화한 목소리로,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8,3) 하고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나병환자처럼 상처입으신 치유자 주님께 사회적 편견과 냉소의 성벽을 허물어주시라 간청해야겠습니다. 오늘도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의 주님께 다가가는 인생의 자유여행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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