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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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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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7-22 ㅣ No.148494

26년 전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생존했던 분이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2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당시의 순간과 고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합니다. 딸과 손녀를 잃었던 분은 마치 어제 일처럼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경험하면서 삶의 의미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착하게 살았던 사람도, 옳은 일을 했던 사람도, 남을 도왔던 사람도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붕괴 직전에 밖으로 나왔지만 건물의 파편에 맞아서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살고 죽는 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장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대학을 다니는 것도, 직장을 구하는 것도, 결혼하는 것도, 아이를 낳은 것도 부질없는 일 같았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서 다행이라고 하지만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무너진 백화점에서 나오는데 26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마음이 따뜻한 이웃의 공감과 위로였다고 합니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책을 썼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고, 밭은 우리들의 마음이라고 하십니다. 좋은 땅은 건강한 외모가 아닙니다. 좋은 땅은 학벌과 가문이 아닙니다. 그런 곳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은 열매 맺지 못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저는 눈물로 씨 뿌리는 사람,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라.’라는 시편의 말씀을 서품 성구로 정했습니다. 허황한 꿈, 노력하지 않는 성공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권을 과도하게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복권구입 한도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상의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의미로 복권을 사거나, 주택복권처럼 내가 사는 복권이 무주택자에게 주택마련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약간의 복권을 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확천금을 노리는 과도한 복권구매는 바람직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합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또 하나, 저의 사제생활을 지탱해주는 말씀은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항상 기도하십시오, 늘 감사하십시오.’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시련이 다가와도 저를 일어서게 해 줍니다. 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기뻐하면 기쁠 일들이 생기고, 기도하면 주님께서 응답을 해 주신다는 믿음은 저에게는 많은 재산보다, 권력보다, 명예보다 더 큰 힘이 되고, 위로를 주고, 용기를 줍니다. 지혜의 말씀, 생명의 말씀이 메말라서 황폐하게 되는 것도 우리 선택의 결과입니다. 작은 씨앗이 자라나서 열매를 맺는 것도 우리 선택의 결과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강물에 떠밀려가는 나뭇잎처럼 살기를 바라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강물을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살기를 바라십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우리들의 마음을 3가지 유형의 사람으로 설명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만 세상의 것들에 관심이 있기에 하느님의 말씀이 자라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지만 유혹이 다가오면 넘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시련과 고통을 참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유혹은 바이러스와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쉽게 전파되며,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아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유혹이 찾아올지라도 이겨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백신을 맞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항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으면 바이러스에 대한 집단 면역이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고, 교회를 통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악의 유혹을 물리치고 하느님의 말씀이 삶을 통해서 열매 맺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제1독서는 우리가 악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백신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모세에게 주셨던 10계명입니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두기, 백신 접종을 통해서 우리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10계명을 잘 지키는 사람은 악의 유혹에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만을 섬기고,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10계명을 넘어서는 새로운 계명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도 택할 수 있고, 건강한 것보다 아픈 것을 택할 수 있고, 부유한 것보다 가난 한 것도 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지금 내 마음의 밭은 하느님의 말씀이 풍성하게 열매 맺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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