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GOODNEWS 게시판 - [어린왕자]Music 소설 "외출"<1>
2024년 7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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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Music 소설 "외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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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순 [command] 쪽지 캡슐

1999-05-14 ㅣ No.406

유니텔 유머동호회에서 퍼온 글입니다.

글을 참~ 잘 쓰는 분인데... 제가 참 즐겨 읽은 작가의 글이라...

엷은 웃음을 지을수 있을 겁니다.

 

"외           출"

게 시 자 :cutyduck(이현정)       

게 시 일 :98/10/29 17:06:18

 

 

 

 

   1편

 

1.

 

늦은 시각

 

어두운 골목길

 

두 남녀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준구]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안되겠니?"

 

[소희]   "왜 이래 정말..벌써 오래전에 우린 끝났어..그거 인정 못해?"

 

[준구]   "난 너 없이는 안돼. 너도 알잖아"

 

[소희]   "오빠의 그런 집착이 날 힘들게 해..난 그런 부담스러움이 싫어"

 

소희는 팔을 붙잡고 늘어지는 준구를 뿌리치고 뒤돌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준구가 황급히 좇아가 소희를 뒤에서 끌어안아버렸다

 

[소희]   "왜...왜이래..."

 

[준구]   "소희야, 우리 다시 시작하자"

 

[소희]   "이거 놔. 안 놓으면 소리지를꺼야"

 

[준구]   "난 변함없이 널 사랑해"

 

[소희]   "꺄아아아아악~~~ 살려주세요!!!"

 

그때 마침, 그골목으로 들어서던 한 남자...

 

여자의 비명을 듣고 슬금슬금 그 쪽으로 다가갔다

 

[준구]   "정말로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일단 진정하고 우리 말로 하자"

 

[소희]   "악! 꺄아아악! 사람 살려요~ 치한이에요"

 

소희는 준구의 팔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때 둘 앞에 아까 그 남자가 나타났다

 

[재훈]   "이것봐..여자가 싫다잖아"

 

[준구]   "이건 또 뭐야"

 

준구는 자신보다 덩치가 한참 작은 재훈을 노려보며 소희를 끌어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소희]   "아..아퍼~ 왜 이래 이 남자가.."

 

[재훈]   "참 예의가 없으시네...여자를 그렇게 함부로 다루면 안되지"

 

[준구]   "야 임마, 가던 길이나 계속 가..이건 우리 둘 사이 문제야"

 

[소희]   "아저씨..살려주세요..전 이 남자 모르는 사람이에요"

 

[재훈]   "모른다잖아 임마!!"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재훈이 주먹을 날렸다

 

[준구]   "크허억~"

 

준구가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재훈]   "아가씨 조심하세요"

 

[소희]   "고마워요..보답을 어떻게..."

 

[재훈]   "됐습니다...조심해서 가세요..요즘 저런 놈들이 많아요"

 

재훈은 휘적휘적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소희는 행여 준구가 따라올새라 큰길가로 뛰어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2.

 

"딸랑~"

 

한적한 커피숖의 문이 열리고 소희가 들어섰다

 

휘휘 둘러보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계를 들여다보니 약속시간이 조금 지나 있었다

 

[종업원] "뭐 드릴까요?"

 

[소희]   "일행이 더 올꺼에요..이따 시킬께요"

 

[종업원] "아...네에..."

 

언뜻 올려다본 그 종업원은 소희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카운터쪽으로 돌아갔다

 

째깍째깍...

 

어느새 약속시간은 3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따르르릉~"

 

[소희]   "여보세요?"

 

[선미]   "소희니? 나야.."

 

[소희]   "어떻게 된거야? 지금이 몇신줄 아니?"

 

[선미]   "미안하게 됐어...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못 나가게 됐어..어떡하니?"

 

[소희]   "휴우~ 뭘 어떡해. 할수 없지. 회사 일이라는데..나중에 연락해 그럼"

 

[선미]   "그래 미안하다..내가 나중에 저녁 살께"

 

소희는 전화를 내려놓고 창밖을 쳐다보며 한숨을 포옥 쉬었다

 

갑자기 쓸쓸해졌다

 

[종업원] "저어.."

 

[소희]   "아..커피 주세요"

 

[종업원] "실례지만 혹시 저랑 만난적 있지 않으세요?"

 

소희는 고개를 들어 그 남자를 쳐다봤다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낯이 익은 모습이었다

 

[소희]   "아..맞아요..우리 어디서 봤죠?"

 

[종업원] "혹시...며칠전에 요 뒤에서 한 남자랑 싸우지 않으셨어요?"

 

소희는 가만히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제서야 생각이 나는 것 같았다

 

[소희]   "아하~~~ 그때 저 도와주신 분이군요?..어머나 이렇게 만나다니.."

 

[재훈]   "하핫~ 제 기억이 맞군요..약속있으신거에요?"

 

[소희]   "약속이 있었는데 바람 맞았네요..후후

 

          여기서 일하세요?"

 

[재훈]   "아..예에..그떄 그 남자분은 더 이상 귀찮게 안 하세요?"

 

[소희]   "호홋! 네 덕분에....안 바쁘시면 여기 좀 앉으세요"

 

[재훈]   "그럴까요?"

 

소희는 기분이 울적하던 차에 생긴 얘기상대가 그렇게 반가울수 없었다

 

[소희]   "그럼 이 카페는 재훈씨가 경영하는 거네요?"

 

[재훈]   "경영이라고 하면 남들이 웃을꺼구요..그냥 꾸려나가는 거죠 뭐"

 

[소희]   "어머나~ 나도 이런 카페 하나 차리는 게 소원인데...좋으시겠어요"

 

[재훈]   "하핫~ 사실 이거 차리는데 고생 말못하게 많이 했었죠..

 

          작은 거지만 하나 차리고 나니까 자식 키워놓은것 처럼 뿌듯하더라구요"

 

평일 오후라 손님이 별로 없어서 소희는 재훈과 오래도록 얘기를 나눌수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드는 창가에 위치한 테이블과 끊임없이 리필(refill)되는 커피와

 

편안하기 짝이 없는 얘기상대가 있다는 건 꽤나 매력적인 일이었다

 

 

 

3.

 

"딸랑~"

 

[재훈]   "어서오세..."

 

[소희]   "왜 인사를 하다 말어?"

 

[재훈]   "으응~ 갑자기 너무 눈이 부셔서...후훗~"

 

[소희]   "이그~ 넉살은 하여튼.."

 

[재훈]   "마감 끝났어? 이젠 좀 한가하겠네?"

 

[소희]   "응~ 날아갈것 같애...재훈씨, 내가 김치볶음밥 해줄까?"

 

[재훈]   "그래..우리 소희가 만드는게 내가 팔던 것보다 훨씬 맛있더라..

 

          난 맛있는 원두커피를 뽑아줄께"

 

소희는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김치를 꺼내려고 냉장고문의 손잡이를 잡는데 냉장고문에 포스트잇이

 

한장 붙어있었다

 

'오늘의 요리-두부찌게'

 

[소희]   "자기 두부찌게 먹고싶어? 만들어 줄까?"

 

[재훈]   "응..후훗"

 

소희는 냉장고속에서 두부를 꺼내서 칼로 듬성듬성 잘랐다

 

반을 가르고 다시 반을 가르려는데 칼끝에 뭔가가 걸렸다

 

[소희]   "응? 뭐지?"

 

소희는 칼을 옆으로 살짝 눕혀 두부를 잘라내고 그부분을 살폈다

 

뭔가가 반짝 하고 빛났다

 

꺼내어 물로 씻어보니 반지였다...붉게 빛나는 루비가 박힌 백금반지..

 

뒤에서 재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재훈]   "선물이야"

 

[소희]   "재훈씨이~"

 

소희가 재훈에게 달려가 목을 끌어안고 매달렸다

 

재훈은 그런 소희를 말없이 꼬옥 안아주더니 바깥으로 소희를 이끌었다

 

[재훈]   "여기 앉아봐"

 

소희는 재훈의 눈에서 할말이 있음을 읽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재훈]   "소희야..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재훈은 오래도록 생각한듯 목소리가 차분히 가라앉아 있었다

 

[재훈]   "나 다음달에 유학가..

 

          오래전부터 생각해온거야. 내 꿈이라고도 할수 있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들 닥치는 대로 하면서

 

          돈을 모았고 지금은 작지만 그럴듯한 카페의 사장님이지...

 

          하지만 난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어

 

          언젠가 내가 원하는 만큼의 돈이 모이면 꼭 유학을 가리라

 

          마음을 먹었었지

 

          물론 이대로 안주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었어

 

          위치가 좀 외지기 해도 어느만큼 장사도 되고 이젠 웬만큼 익숙하고

 

          하지만 난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카페 사장으로는 늘 제자리만 맴돌뿐 발전도 없는데다

 

          언젠가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랑하는 여자에게도

 

          좀 더 든든한 남자이고 싶거든...

 

          널 만나고 너를 사랑면서부터 정말 많이 고민했었어...

 

          고민끝에 내가 내린 결론이 뭔지 아니?"

 

[소희]   ".............."

 

[재훈]   "너와 함께 가고 싶다는 거야.....널 사랑해"

 

[소희]   "재훈씨 난...."

 

[재훈]   "지금 니 대답을 듣고 싶은건 아냐..생각해보라는 거야"

 

[소희]   "재훈씨....."

 

소희는 기삑도 하고 슬프기도 한 심정으로 카페를 나왔다

 

사람이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한꺼번에 할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치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딩동~"

 

[소희모] "소희니?"

 

[소희]   "응~ 엄마"

 

[소희모] "저녁 먹었니?"

 

[소희]   "응 먹었어...오늘 일찍 들어왔네?"

 

[소희모] "오늘 시장 노는 날이잖니"

 

소희의 어머니는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신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소희는 책상에 어지러이 널려진 잡지와 취재기사원고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힘들지만 보람있는 내 일...

 

이 일을 하고 싶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재훈의 얼굴이 겹쳐졌다

 

왼손에 끼워진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강아지처럼 선한 재훈의 눈빛이 눈을 감아도 자꾸만 떠올랐다

 

[소희]   "엄마..."

 

소희는 어머니에게 상의드릴 생각으로 안방으로 건너갔다

 

[소희모] "왜에...아이고 허리야.."

 

어머니는 가계부를 펼쳐놓고 허리를 토닥토닥 두드리고 계셨다

 

식당을 운영하시는 일이 점점 힘에 부치시는 것 같았다

 

[소희]   "응? 아..아니 엄마 어깨 주물러 드릴려구"

 

[소희모] "이구~ 우리 소희가 다 컸네..엄마 힘든것도 알아주고.."

 

소희는 어머니의 어깨를 만져보았다

 

피곤으로 뭉친 어깨죽지가 딱딱했다...안스러움에 눈물이 났다

 

[소희]   "엄마..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편하게 해줄께"

 

[소희모] "이것아 그런 소리 마..너 시집 갈때꺼정 내가 뼈빠지게 일해서

 

          남부럽지 않게 너 시집 보낼꺼야"

 

소희는 방으로 돌아와 책상앞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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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갈수록 글이 길어지네요...흑흑

 

처음으로 두편으로 나눠집니다

 

참고로 노래가사는 2편에 있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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