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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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향유(香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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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숙 [shwang] 쪽지 캡슐

2007-06-27 ㅣ No.28448

 

 

『죄 많은 여자를 용서하시다.』
황 미숙 소피아 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36-8,3

 

그때에 36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37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38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죄 많은 여인과 바리사이는 각각 어떻게 예수님과 깊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

 

 

절제되고 내면화된 침묵 속의 사랑도 역시 아름답지만, 사랑은 표현되고 행동화됨으로써 상대와 더 깊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지 않을까 한다.

 

 

깔끔한 매너로 정중하게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한 바리사이는 경직되어 있고 정(靜)적인 반면, 스스로 예수님을 찾아온 무명(無名)의 죄 많은 여인은 자기 마음껏 예수님을 어루만지고, 입맞추고, 심지어 자신의 머리카락까지 동원해 예수님을 사랑해 드리는 동(動)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 나더러 어떻게 예수님을 사랑해 드리고 싶으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이 여인처럼 울고불고 짜고, 입맞추고, 집에 있는 참기름·콩기름·들기름 등까지 몽땅 동원해 예수님 발에 펑~ 펑 들이부으며 마음껏 예수님을 어루만지며 사랑해 드리고프다 대답할 것이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해 오면서, 나도 과연 이 여인처럼 내 성심껏 뜨거운 열정을 다해 예수님을 어루만져 온 적이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예수님은 말씀 그 자체이시다.

 

 

나는 죄 많은 이 여인이 예수님 발치에서 펑~펑 울고, 꼬린 내가 날지도 모르는(*^^*) 예수님 발에 Kiss and say Good Bye~ 나의 죄악 + 과거여~~하는 동(動)적인 사랑 표현이, 바로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한 예증으로 묵상해 본다.

 

 

칠 팔 년 전쯤, 광주에서 서울 대교구 평신도 선교사 이동완 요셉 선생님의 「생활 복음 묵상」 강의를 몇 개월 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지금까지 성경 공부를 해 오면서 훌륭하신 성직자·수도자들도 내게 큰 도움이 되었지만, 나는 평신도 말씀의 봉사자이신 이동완 요셉 선생님이 해 주신 "살아 있는 기도 강의"를 잊을 수가 없다.

 

 

당시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 이동완 선생님 성경 강의를 들으러 가는 날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성경 강의를 위해, 다섯 여섯 시간 주님 앞에서 피땀 흘리는 기도를 강의 원고 대신 준비해 오셔서 원고 없이 강의를 해 주셨었는데, 그 기회를 통해 나는 정말 성경에 친숙해지게 되었고, 조금씩 말씀의 꿀맛(*^^*)을 알아가게 되었다.

 

 

창세기부터 요한 묵시록을 전부 다 외우셔서 몇 장 몇 절을 지목하셔서 찾아보면 정확하게 일치하곤 했었는데, 우리 천주교 교우들도 성령의 도움을 청해 가며 성구 묵상을 통해, 가능하면 신구약 성경을 암송하도록 권장하셨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그 뒤로 요셉 선생님 근황은 잘 모르지만 늘 그분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를 드리며 살고 있다.

 

 

향유를 들고 온 여인처럼, 나도 말씀 자체이신 예수님을 내 손으로 직접 자주 만짐으로써 예수님과 보다 더 친밀해 지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내 언니는 직장인 주부이므로, 여러모로 가사와 직장일 그리고 성당일 들로 늘 분주하지만, 언제나 고상 아래에 성경을 펼쳐 두고 있다.

 

 

이유를 물었더니, 성경을 덮어두지 않고 펼쳐 놓음으로써 성경을 멀리하지 않게 되고, 오가면서 펼쳐진 성경에서 한 구절이라도 읽게 된다는 것이었다. 또, 펼쳐진 성경에서 예수님의 향기가 흘러나와 늘 언니의 영혼과 집안을 이끌어 주시리라 믿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 시몬은 예수님을 좋은 식탁과 좋은 자리에 편히 모시지만, 나는 성경을 좋은 장소에 고이 편안하게~ 모셔 두지 않으려 한다.*^^*

 

 

성경을 책처럼 책꽂이에 꽂아 둔다거나 좋은 장소에 편하게 모셔만 둔다면, 살아 있는 생명의 양식이 아니라 일반적인 명서(名書)나 그리스도 신자임을 나타내는 액세서리에 불과해진다.

 

 

가능하면, 나는 말씀 자체이신 예수님께 내 손때와 내 손 기름, 내 눈물 그리고 내 영혼의 체취인 나만의 향유 기름을 듬뿍듬뿍 발라 드리고 싶다. 그분 얼굴이든, 가슴이든, 발이든, 발바닥이든…

 

 

그래서 돈지갑이나 주민등록증이나 휴대폰이나 기타 무엇보다도 성경을 내 손 가까이 두고 내 손때와 기름때(?)를 실컷 발라 드림으로써 예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

 

 

나는 책처럼 성경도, 형광 펜으로 온통 울긋불긋 네온사인 불빛으로 색칠해 가며, 내 마음을 사로잡는 성구가 있으면, 재빨리 형광 펜 등으로 표시해 주님께서 내게 주시는 메시지로 받아 모신다. 그래서 이 울긋불긋한(*^^*) 성경은 집에서만 보고, 피정 갈 때나 기타 직장에서 보는 성경은 부피가 작은 성경으로 따로 준비해두었다.

 

 

바리사이 시몬은 깔끔하고 정중하게 잘 차려진 식탁에 예수님을 모셔서, 온갖 예의를 다해 편히 모시고 호스티스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공간적인 거리감만큼이나 그의 마음은 예수님과 멀리 떨어져 있다.

 

 

반면, 죄 많은 여인은 예수님 뒤 쪽 발치에 서서 자신의 눈물샘에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폭포로 예수님 발을 씻겨 드리고, 머리털 수건으로 닦아 드리면서, 쪽~ 입을 맞추고, 자신이 준비해 온 향유까지 아낌없이 내어 바치는 행위로 예수님 가까이 머물고 있듯이, 예수님과 깊고 친밀한 영혼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여인의 행동을 곰곰 살펴보면, 볼 수록 정말 축복받은 여인 중의 여인이 아닌가 한다.

 

 

누가 이토록 용감무쌍~ 극진하게 공공장소에서 우리의 영원한 애인 예수 오빠께 요런~ 애정 표현을 드릴 수 있겠는가?*^^*

 

 

나도 꿈에서나마나 오매불망(寤寐不忘) 뵙고 싶은 예수님을 마음껏 뵙고 어루만졌으니, 정말 부럽기 그지없도다. 오, 복 받은 여인이여!

 

 

죄 많은 여인과 바리사이파 시몬이 어떻게 예수님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 비교 묵상하며,

 

 

시몬처럼 정(精)적인 자세로

성경을 보기 좋은 장소에 깨끗하게 고이 소장해 두지 말고,
성경 한 구절 한 구절 예수님의 손과 발을 만지는 것처럼,
어루만지고 사랑해 드리면서
눈물이 나오면 눈물도 흘리고,
대성통곡하고 싶으면 대성통곡도 하고,
웃고 싶으면 실컷 웃고,
행복하면 마음껏 행복해 하면서
생생하고 생동감 있는 동(動)적인 자세로 성경을 대하여야겠다고 묵상해 본다…!

 

 

당신 말씀이 제 혀에 얼마나 감미롭습니까!
그 말씀 제 입에 꿀보다도 답니다.
< 시편 119, 103 >

     Pavane, Tol & T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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