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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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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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09-04-23 ㅣ No.45575

 
 

4월 23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 요한3,31-36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진리는 자신의 아름다운 나신(裸身)을>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각별한 애정으로 예수님을 사랑했던 대 사상가이자, 철학자, 동시에 (大聖人), 아우구스티누스 성인께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진리는 자신의 아름다운 나신(裸身)을 아주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드러냅니다.”


   참으로 타당한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돼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진주의 가치를 파악할 능 없습니다. 자신이 지닌 에너지 100%를 온통 세속적인 것, 육적인 것에만 퍼붓는 사람은 다시 태어난다 하더라도 영적인 것의 가치, 신앙의 진리를 깨우칠 가능성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신앙의 진리를 온몸으로 깨우쳤던 몇몇 성인들께서 지닌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들의 생애에서 하느님은 멀고도 먼 당신이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관계로 발전시킨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하느님은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잠시라도 못 보면 죽고 못하는 연인으로 여겨지게 된 것입니다.


   그들과 하느님 사이에 오갔던 사랑은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꽃같이 강렬했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절실했던지 사람들이 약간 맛이 간 사람으로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그들이었기에 하느님에 대한 표현도 절절합니다.


   저의 살레시오회 안에서 거의 살아있는 성인(聖人)으로 칭송받고 있는 원선오 신부님께서는 미사를 집전하실 때, 얼마나 미사에 몰입하셨던지 가끔씩 황홀경에 빠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한 동안 미사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 가운데 몇몇 사람은 큰 감흥을 받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 미사로 인해 신앙을 되찾거나 개과천선하기도 했습니다.


   보십시오.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 성체성사는 그저 마지못해 해치워야 하는 의무적인 과제일 뿐입니다. 이런 분들, 미사시간이 지루하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미사에서 오는 감동도 전혀 없습니다. 삶의 변화도 없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진리를 깨달은 사람, 성사의 소중한 가치를 터득한 사람에게 있어 미사는 행복의 원천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미사는 이 세상 가장 큰 기쁨입니다. 그들은 미사를 통해서 매일 생명의 에너지를 부여받습니다. 이런 분들 미사 때 얼굴빛이 다릅니다.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입니다.


   신앙의 진리를 깨달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하느님의 참사람, 하느님의 한없는 사랑,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깨달은 사람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그 사랑을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참으로 그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의 일부만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의 존재 전체를 사랑합니다. 그의 잘생긴 코와 입, 큰 키만 골라서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의 성공, 건강, 좋은 학벌, 잘나가던 탄탄대로의 시절만 사랑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의 실패와 좌절, 방황, 건강이 악화된 그의 모습, 하루, 하루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죽어가는 그의 모습조차 사랑합니다. 그의 존재 전체, 인생 전체를 사랑합니다.


   그가 변해도 상관없이 그를 사랑합니다. 그가 끔찍한 화상을 입어도 그를 사랑합니다. 그가 꼬부랑노인이 되어도 그를 사랑합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 사랑이 바로 그렇습니다.


   우리가 떠나가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배신자의 길을 걸어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죄를 지어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의 인생이 아무리 볼품없어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60번 / 하느님의 어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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