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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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의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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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09-11-30 ㅣ No.51076

 

2009년 11월 19일 목요일 (하)

 

이젠 베들레헴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마치 난민 수용소를 연상시키는 곳, 어쩌면 감옥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베들레헴.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곳. 이곳이 이렇게 험한 꼴을 당하고 있네요.

 

이 베들레헴은 다윗왕의 고향이기도 하며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은 곳이기도 합니다. 사무엘은 왕에게 베들레헴을 하느님께 제사를 올리는 성지로 삼을 것을 제안했었지요.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남쪽 8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주변에 특히 올리브 나무가 많은 해발 700여 m 산언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 라헬의 무덤이 있는 곳도 베들레헴입니다.

 

먼저 선한목동들의 성당입니다. 복음서에는 목자들이 있던 곳이 정확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구전에 의하면 그곳에 예루살렘 동쪽 3마일 지점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목동들이 양을 치고 있으며, 목자들이 추위를 피하던 동굴이 있습니다. 1954년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목자들의 들판에 기념 성당을 건립하여 놓고 있습니다.

 

 


선한목자 기념성당

 

 


예수님 탄생을 그려놓은 벽화

 

 


기뻐하는 목자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있는 벽화.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을 이렇게 기뻐하고 있나요?

 

 


성당 제대

 

 

 


선한 목자들의 동상 앞에서 김준태, 이춘택 신부.

 

 

그리고 우리들은 가장 비싼 주차장에 버스를 주차했습니다. 글쎄 51달러. 그러나 워낙 힘들게 사는 지역이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못찍음. 깜빡)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요. 얼른 예수님 탄생 성당을 방문하고 싶지만,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정말로 맛이 있었습니다. 양고기와 닭고기 요리였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을까요? 이렇게 맛있는데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자치 기구 안의 상권이 완전히 죽어 가계가 텅비어 있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너무나 맛있게 먹어서 사진을 못찍고 나와서 가계 간판만 찍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라는 예수님 탄생 성당으로 향합니다. 기원후 135년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는 제2차 유대인 반란을 진압한 후 그리스도교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예수님 탄생 동굴 위에 아도니스 신전을 만들어 세웠습니다. 그러나 기원후 324년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 헬레나 성녀가 베들레헴에 순례 와서 예수님 탄생 동굴을 참배하고 아들에게 청하여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이 아도니스 신전을 철거하고 이곳에 예수님 탄생 성전을 건립하였다고 합니다.

 

이 성전은 기원후 529년 비잔틴 제국에 반란을 일으켰던 사마리아인들에 의하여 크게 손상을 입게 되지만 곧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의해 복원이 됩니다. 그 후 성지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으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복원한 이 성전은 크게 손상을 입지 않고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614년 페르시아 군대가 침공했을 때 모든 성당을 허물어 버렸으나 성당 천장에 동방박사 중에 페르시아 옷을 입은 왕이 있었기 때문에 군인들이 오히려 경배를 하고 갔다고 하네요.

 

 


예수님 탄생 성당

 

그리고 십자군 당시 교회를 보수할 때 입구의 높이를 1.2m 정도로 낮추고 그 폭도 좁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머리를 굽히고서야 이 교회를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약탈자들이 말이나 마차를 타고 성전 안에 출입하는 것을 막고자 함이었는데, 그 이후 왕이나 제후들을 막론하고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낮추고 들어가서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곳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을 겸손의 문이라고 부릅니다. 하긴 예수님께서도 가장 낮은 자로 오셨으니, 우리 역시 가장 낮은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요.

 

 


높이 1.2m 정도의 낮은 문.

 

 

성당에 들어갔습니다. 감히 예수님의 십자가를 발로 밟을 수 없다고 해서, 원래 있었던 비잔틴 모자이크 위에 이중 바닥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대단한 신앙입니다. 그에 비해 초라한 나의 신앙입니다. 지금 이곳은 그리스 정교회가 이곳을 관리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가득하네요.

 

 


이중 바닥

 

 

길게 늘어선 줄에 동참하기 전에 한 기둥에 뚫어진 다섯 개의 구멍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다섯손가락을 넣고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아주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예수님 탄생 동굴로 들어갔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장소는 ‘은으로 만든 별’이 정확한 위치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송태일 신부가 다섯개의 구멍에 손을 넣고 있습니다. 기도도 해야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사람들에게 밀리다가 모르는 사이에 새치기를 하고 말았다는... 질서를 지킵시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자리.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곳에서(아마 목동이나 요셉 성인이 서 계셨던 자리쯤) 사진 한 방. 빠다킹입니다. ㅋㅋ

 

 


그리스 정교회임을 알아볼 수 있는 모습.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묵상한 뒤에 우리들은 이제 오늘의 미사를 위해 카타리나 성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십자군이 가장 존경하는 성인이 카타리나 성녀라고 하지요. 그래서 성녀를 기리며 예수님의 탄생 장소에 성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매년 성탄 자정 미사가 바로 이곳에서 봉헌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미사를 이곳에 봉헌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금 보수 수리 중이거든요.

 

카타리나 성당에서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면 예수 탄생 동굴과 구유 동굴 비슷한 동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예로니모 성인께서 서재로 쓰시던 곳이랍니다. 로마를 떠나 AD 386년부터 무려 34년간 은거하면서 수도를 하고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였습니다. 이때 번역한 불가타 성경은 지금까지 가톨릭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성경입니다. 예로니모 성인께서 이곳에 은거하신 이유는 이곳을 방문하셨다가 당시 아기의 뼈를 발견하셨다고 하지요. 즉, 헤로데에 의해서 무죄하게 희생된 아기를 생각하시며 이곳에서 평생을 성경 번역에 힘쓰면서 지내신 것입니다.

 

예로니모 성인께서는 죽어서 베들레헴에 묻히고 싶다고 유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 베들레헴에는 예로니모 성인의 빈무덤만 남아 있고, 로마로 이장되었답니다. 성인은 죽어서도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하나 봅니다. 하긴 자기 뜻대로 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하느님 뜻대로 되는 것이겠지요. 지금 이곳에는 예로니모 성인의 협조자인 성녀 파울라와 유스토키움 성녀의 묘지가 남아 있습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체코에서 교포사목을 하는 이춘택 신부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면서 무죄하게 희생된 이 땅의 아기들을 기억하며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파울라와 유스토키움 성녀 그리고 예로니모와 그의 제자라고 일컬어지는 에우세비오 성인의 모자이크

 

 


미사 주례하는 이춘택 신부

 

 


아기 예수 탄생 성당 앞에서 단체 사진.

 

 

미사 후에 재미있는 곳을 방문했습니다. 일명 ‘수유동굴’입니다. 입구에는 아주 독특한 성화가 있습니다. 글쎄 성모님께서 젖을 드러내고 계시는 성화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MILK GROTTO''(우유 동굴) 성모님께서 이곳에서 예수님께 수유를 했다는 것입니다. 즉, 이집트로 피신 전에 머무셨던 동굴인 것이지요. 성모님의 모유가 튀어서 흰색 동굴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곳은 현재 10년 동안 1,700명 이상의 아기가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불임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모유 동굴?

 

 

 


성모님의 젖가슴을 드러낸 성화는 처음 봤습니다.

 

 


이곳에서 기도를 해서 불임을 치료하고 아기를 낳았다고 감사의 편지를 이곳에 보낸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의 감사 편지.

 

이렇게 오늘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참 신기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랍인과 유대인의 구별이 뚜렷한 나라, 그래서 식사도 따로 하고 사는 지역도 다른 나라. 심지어는 버스 역시도 그런 구별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세력은 유대인이 잡고 있지만 아랍사람들이 무서워서 아랍지역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는 유대인들입니다. 어쩌면 팔레스타인 난민들처럼 또 하나의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진정한 평화만이 진정한 자유를 준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합니다. 

 

 

 
Pierre Porte Orchestra -Jeux Des S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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