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수)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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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와 성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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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08-06 ㅣ No.10165

사제와 성무일도


어느 무더운 여름날 본당신부가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사제관 마당의 그늘에서 산책 겸
성무일도서를 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저녁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씨와 싸우느라 이미
피곤한 몸이었고, 그날따라 임종하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어서
병자성사를 주러 다녀온 뒤라,
성무일도를 바치는 것이 실은 커다란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때 마침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성무일도서 한 장을 넘겨주는 것이었다.

조금 더 있으니까
좀더 센 바람
이 불어와 서너 장을 한꺼번에
넘겨주는 것이었다.

그때 본당신부가 저녁 기도 끝 기도문 외에
다음 기도를 즉석에서 바치는 것이었다.

“주님, 당신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감사합니다.
제 스스로 감히 그렇게 할 엄두도
못 내었을 것입니다.

인자하신 주님,
찬미와 영광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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