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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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금/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밥이 되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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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5-04 ㅣ No.111850




   부활 3주 금, 요한 6,52-59(17.5.5)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밥이 되어

 

오늘 복음은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의 연속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6,54.56)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지도 인정하지도 않은 유다인들은 이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유다인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있었고, 자신들의 눈에 보이는 썩어 없어질 빵에 시선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뱃속에 들어갈 빵 그 이상을 보지 못하는 그들의 눈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빵’이 보일리 없었겠지요.

영원한 생명을 위해, 우리가 먹고 마셔야 할 ‘예수님의 살과 피’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강생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으로 극명하게 드러난 예수님의 희생의 삶입니다. 목숨 바쳐 희생하심으로써 구원의 신비를 알려주신 예수님의 인격과 삶 전부를 말합니다. 그분의 십자가 길입니다.

따라서 ‘먹고’ ‘마신다’는 것은,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요, 예수님의 모범대로 연민과 희생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그분의 사랑과 생명 안에 머물고, 예수님께서도 내 안에 머물게 됩니다. 곧, 죽음에 이르는 희생을 통해, 예수님과의 영원히 변치 않을 친밀한 일치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하여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되신 ‘생명’이십니다. 파견되신 까닭은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고, 우리의 밥이 되어 먹히심으로써 우리를 살리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그렇게 살라고 파견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겪으신 수난과 죽음을 철저히 받아들임으로써, 그분과의 깊은 친교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예수님과의 친교 안에 머문다는 것은, 그분의 사랑과 비움과 낮춤을 의식의 중심에 두는 것을 말하지요. 예수님과 친교를 이루지 않고는 내 살과 피를, 곧 내 존재와 소유 전부를 내어줄 수 없을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구입하거나 상한 밥이 아니라, 예수님을 먹음으로써 생명을 품은 밥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움과 증오, 거짓과 불의, 차별과 불평등, 교만과 시기 질투를 품고 있는 나를 다른 이에게 밥으로 내어준다면, 상대방은 식중독에 걸리거나 죽고 말 것입니다. 다른 이와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밥이 되려면 끊임없이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모셔야겠지요.

나아가 ‘생명의 빵’으로 나 홀로 방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먹힐 수 있어야 합니다. 절망과 죽음의 그늘 밑에 있는 사람이나 죽음의 문화로 병들어가는 사회에, 아낌없이 먹혀, 그 안에서 함께함으로써, 죽어가는 모든 것들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오늘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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