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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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깨어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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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8-25 ㅣ No.58216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21주간 목요일 - 깨어나십시오!


 

신자 분들이 저에게 이것저것 잘 해주시는 것들을 보며 어떤 분들은 질투가 나서인지 “인기관리 잘 하시네. 비결 좀 알려줘요.”라고 하시기도 합니다.

“전 그런 거 안 해요.”라고 말했을 때, 어떤 분은, “그래도, 신자 분들 잘 새겨 놓으세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예? 왜요?”

“지금부터 그런 거 잘 해 놓으셔야, 나중에 은퇴하셨을 때 ... ”

사제가 된 지도 몇 년 안 되는데 벌써 은퇴걱정을 해야 하는 건지, 말문이 막힙니다.

 

물론 예전에도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웠고, 지금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예전과 조금 생각이 바뀐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계획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입니다.

전 처음부터 사제가 되고 싶지도 않았고, 유학을 나와 공부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사제가 되어서는 절대 다시 나오려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항상 나의 계획 반대로만 저를 이끄셨습니다. 그러니 지금 계획을 세운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차피 우리 인생은 하느님 손아귀에 있습니다. 꿈틀거려봐야 그분의 섭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주면 받고 가져가시면 그것 또한 찬미하면 그만입니다.

 

묵상을 하다보면 온갖 잡생각들이 많이 듭니다. 대부분은 전혀 유용하지 않은 생각들입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 미래에 대한 일어나지 않은 일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공상들까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곤 합니다.

학생이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면 선생님의 말씀이 잘 들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분심 중에 있을 때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나 명상은 집중력을 키워주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적어도 잡념에서 벗어나 하느님께 집중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심이 든다고 기도를 아예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빨래가 마를 때, 햇빛이 비추면 잘 마르고 바람이 불면 더 빠르게 마릅니다. 햇빛이 있는데도 바람이 안 분다고 빨래를 널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분심이 든다고 그 분을 만나는 시간을 아예 포기한다면 더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러나 어쨌건 바람이 안 부는 것보다 부는 것이 빨래 말리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키는 것처럼, 집중을 하지 않는 기도는 반쪽만 주님을 만나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깨어있지 못한 것입니다.

깨어있다는 말은 ‘현재를 산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가끔 물건을 어디에 놓아두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물건을 놓아두는 순간에 다른 생각에 정신이 팔려있어서 깨어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현재 시간에 집중했다면 물건을 어디에 놓아두었는지 반드시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항상 깨어있으라고 하시는 말씀은 평상시에 온갖 공상으로 살지 말고 지금 현재에 집중하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미래를 위해 재산을 모으다가 바로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를 살라는 말씀은 더 구체적으로는 바로 오늘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죽음이 아주 먼 미래에 올 것 같다는 착각으로 사는 것도 잠을 자고 있는 것입니다.

사제가 굳이 미래를 위해 신자들을 잘 사귀어 놓고 돈을 모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미래의 모든 일들이 바로 오늘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묵상을 올리는 이유도 어쩌면 죽음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어떤 분이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꼭 신자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러나 나중은 없습니다. 바로 ‘지금’ 해야 합니다. ‘나중에 회개하면 되지!’라는 생각은 버려야합니다. ‘나중’을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잠을 자고 있는 때입니다. 나중을 생각하며 현재를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깨어나십시오. 그리고 현재를 사십시오.”

현재 이 순간을 살지 않는다면 지금 후회하는 과거나, 앞으로 계획하는 미래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과거도 현재를 위해 있는 것이고 미래도 현재가 있기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모든 시간은 현재를 위해 존재하고, 하느님에겐 모든 시간이 현재입니다. 그래서 그 분이 영원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하루가 우리 마지막 날인 것처럼 죽음을 준비하는 꽉 찬 하루를 살아내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어간 사람들이 그렇게도 소원하던 내일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내일을 자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을 살아갑시다. 오늘을 살 때, 영원을 사는 것입니다.

 

 

 
< 이 시간 주님께 기도합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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