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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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겸손한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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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9-01 ㅣ No.58352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22주간 목요일 - 겸손한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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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식당에서 외국인이 음식을 날라주는데 서툰 한국말로, “뭐 더 필요한 것 없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앉아있던 다른 사람들은, “뭐래?”라고 저에게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만 알아들은 것입니다.

그러나 곧 이어 어떤 자매님이 이야기 하시는 것을 저만 못 알아듣고 다른 사람은 다 알아들었습니다. 외국인이 하는 말은 혼자 알아듣고, 한국말은 혼자만 못 알아듣는 것을 보며 모두 재미있어하였습니다.

 

이렇듯 같은 말이라도 누구는 알아듣고 또 다른 사람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비록 말에서 뿐만 아니라 주님의 음성을 알아듣는 경우에서도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같은 주님의 음성이라도 누구는 알아듣고 또 누구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한번은 한국에 들어갔을 때 우연치 않게 대학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너무 바빠서 대학 친구들은 만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는데 다시 로마로 돌아오기 며칠 전에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다 모이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전화한 친구가 연락이 안 되는 저의 안부가 궁금해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제가 한국에 있다고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에 있다고 말한 친구는 제가 아예 유학을 떠나 몇 년간 외국에 있은 줄도 모르고 그냥 한국에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잘못된 정보 때문에 그 친구는 저의 연락처를 찾아서 전화를 하였고 오랜만에 동창들이 함께 모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중에서 한 친구는 이 번 기회로 성당에 나오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 모임을 주선한 친구는 천주교를 믿어보려 했지만 여러 가지로 맞지 않는 것이 많아 수녀님과 싸우고 교리를 조금 받다가 말았던 친구입니다. 제가 한 때 “모든 것엔 다 때가 있어.”라고 말해 주었는데 그 친구는 지금까지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고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여기고 다시 성당에 나가겠다고 하였습니다. 힘든 사회생활 속에서 우울증까지 겪으며 무언가 찾았는데 저를 만나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불러주신 것임을 인정하고 바로 지금이 종교를 가져야 할 때임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모이게 된 이유가 바로 하느님이라 부르는 신의 섭리라고 느낀 것은 그 친구 하나 뿐이었습니다. 제가 유학 나간 지 모르고 한국에 있다고 무심코 대답한 친구는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이 다 자신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함께 모이게 된 이유를 자신의 덕으로 돌렸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 안에서도 한 사람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껴 신앙을 갖기를 선택했고, 한 사람은 그저 일상적인 일로 묻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눈으로 보면 하느님께서 한 사람을 다시 성당으로 부르기 위해 우리가 함께 모이도록 섭리해 주신 것입니다.

 

오늘 베드로도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베드로는 고기잡이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한 번도 잡아보지 않은 목수의 아들이 오더니 깊은 곳으로 나가 그물을 한 번 내려 보라고 하자 그 말에 순순히 따릅니다. 자기의 전문분야에서까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순종할 수 있으리만큼 겸손해 졌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고기가 잡히자 베드로는 겁이 나서 자신은 죄인이니 자신을 떠나달라고 청합니다. 겸손해진 사람이기 때문에 고기가 잡힌 것이 바로 예수님 때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만한 사람이라면, ‘운 좋게 많은 고기가 걸렸네?’라고 생각해 버릴 것입니다. 겸손해지면 사람은 단 한 순간도 하느님의 섭리 밖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믿게 됩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에겐 우연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유학을 다시 나와 공부하는 것이 너무 싫어서 한국 생각만 하고 있을 때 함께 나온 한 사람의 미니홈피에 적힌 글을 읽었습니다.

“나로선 아무리 하기가 싫고 정말 아니다 싶더라도 진정 교회를 생각하고 나를 아끼는 이들이 그 길로 가라고 하면 그건 틀림없이 하느님의 뜻이다.”

겸손한 사람은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지만 교만한 사람은 특별한 일도 그저 일상의 반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 아직도 나에게 말씀하시는 그분의 목소리가 잘 들리고 있지 않는다면, 내가 그 목소리를 주님의 소리로 받아들일 만큼 귀가 겸손해지지 않아서는 아닌지 자신을 뒤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 나를 따르라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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