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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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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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10-09-16 ㅣ No.58627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9월 16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선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Your faith has saved you;
go in peace.
(Lk.7.50)
  
 
 
제1독서 1코린 15,1-11
복음 루카 7,36=50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화를 냅니다. 하지만 화를 내기 전에 도대체 상대방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주일 아침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하철을 탄 다른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생각에 잠겨있거나 도는 눈을 감고 쉬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이렇게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침묵에 동참해서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잠시 뒤 한 중년의 남자와 그의 자녀로 보이는 아이들이 탑승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매우 큰소리로 떠들고 제멋대로 굴어서 전체 분위기가 금방 어두워졌지요. 하지만 이 중년의 남자는 두 눈을 감고 이러한 상황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는 아이들의 모습도 문제지만, 이러한 아이들을 전혀 제재하지 않는 이 중년의 남자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마침내 어떤 형제님께서 이 중년의 남자에게 말합니다.

“이봐요. 아이들이 많은 손님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좀 조용히 시킬 수는 없겠습니까?”

지하철을 타고 있었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하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이 중년의 남자가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합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지금 막 병원에서 오는 길인데, 한 시간 전에 저 아이들의 엄마가 죽었답니다. 저는 눈앞이 캄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이들 역시 그런 것 같네요.”

이 중년의 남자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할까요? 만약 저 역시 이 지하철을 타고 있다면 화가 났을 것 같습니다. 조용한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그 중년의 남자를 비판하며 화를 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중년의 남자가 말한 마지막 말을 통해서 섣부른 판단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먼저 이해하기 보다는 먼저 판단하기에 급급했던 속 좁은 우리들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속 좁은 마음은 주님 역시 함부로 판단할 수 있게 만듦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는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향유 옥합을 들고 한 여인이 서 있습니다. 잠시 뒤 그녀는 예수님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바릅니다. 최고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본 바리사이의 태도입니다. 이 여인의 마음을 보기 보다는, 죄인이라는 사실 하나에만 주목하려고 하지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줄 알 터인데.’

여자를 판단하는 것을 뛰어넘어 이제는 아무런 죄를 짓지 않으신 예수님까지 판단합니다. 즉, 이웃을 섣부르게 판단하려한다면 심지어 예수님께 잘못된 판단으로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이제 판단하고 반대하기 보다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님을 내 마음 안에 소중히 모실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이해받고, 사랑받고, 아름다울 자격이 있습니다(노희경).





토미의 낙서(제인 린드스톰,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3’ 중에서)

초등학교 3학년 교실, 토미 부모와 면담하기로 했다. 갈수록 나빠지는 성적과 파괴적인 행동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토미는 늘 행복하고 협조적이며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런데 최근 성적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분명 부모의 별거와 이혼 소송에 따른 절망감 때문이었다.

토미의 어머니가 들어왔다. 잠시 뒤 아버지도 도착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놀라더니 금방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 나는 토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별거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깨닫게 해 줄 말이 떠오르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그때 문득 토미의 지저분한 시험 답안지를 보여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토미의 책상 서랍에서 구겨진 영어 시험지를 꺼냈다. 시험지는 눈물로 얼룩지고, 앞뒤로 빼곡히 글씨가 적혀 있었다.

시험지를 펴서 어머니에게 건넸다. 그녀는 한참 동안 들여다보더니 눈물 흘리며 토미 아버지에게 주었다. 그는 기분 나쁘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내 얼굴이 퍼졌다. 그는 오랫동안 휘갈겨 쓴 말을 들여다보더니 시험지를 접어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아내 손을 잡았다.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토미 아버지는 아내가 코트 입는 걸 도와주고는 같이 교실을 나갔다.

신께서 그 가정이 함께할 방법을 가르쳐 주신 것이라고 믿는다. 시험지에는 고뇌에 찬 문장이 끝없이 적혀 있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Hamabe no 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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