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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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하느님은 우리가 기쁘게 지내기를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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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7-05-26 ㅣ No.112251

 

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하느님은 우리가 기쁘게

지내기를 원하십니다!"

임종을 목전에 둔

한 환자를 찾았을 때의 일을

평생 잊지 못합니다.

회생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그래서 세상 뜨실 날짜가

거의 확정된 분들을 방문하면

대체로 느끼는 분위기는

무거움입니다.

오랜 고생 끝에 남아 있는

힘겨움이요 영원한 이별을

앞둔 깊은 슬픔입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그 환자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보아하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잘 하셨다지만,

당시 견뎌내고 계신 고통의

강도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님께서는

평생토록 지녀 왔던 당신 특유의

유머감각을 끝까지

잃지 않으셨습니다.

호흡 곤란으로 얼굴이 자꾸

찡그려지는데도 애써

미소를 지으셨는데,

그냥 미소가 아니라

윙크를 날리셨습니다.

기력도 없으신 분이 당신

손으로 제 팔을 툭 치시며

어딘가를 가리키셨습니다.

거기에는 맛있는 음료수들이

잔뜩 놓여있었습니다.

괜찮다는데도 자꾸 마시라고,

마시라고 강요를 하셨습니다.

 “힘들다, 아프다, 두렵다.”는

말씀은 한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고맙다, 감사하다,

우리 식구들 잘 부탁한다,

저 위에서 다시 보자,

시장할 텐데 빨리

식사하러 가라.”

말씀만 반복하시더군요.

 너무나 낙천적인

그 형제를 바라보며 저는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라고 외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교회 역사 안에서

 어떤 성인(聖人)들은

평생토록 예수님의

고통과 십자가를 묵상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시키면서

 성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예언자로서

막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외롭고 고독한 삶을 통해

성인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철저한 단식과 고행,

결핍된 삶을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성인들은

유쾌하고 낙천적이고

기쁘게 살면서 성화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필립보 네리 신부님입니다.

그분을 소개하자면 한 마디로

 ‘기쁨의 사도’였습니다.

그는 낙천적이고 호탕한

인품을 바탕으로 한평생을

기쁨 속에 하느님을

찬양하며 지냈습니다.

매일 매일을 축제의

장으로 엮어갔습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던 백성들의

얼굴이 울적한 것이 너무

가슴 아팠던 필립보 네리

신부님이 한번은 하루 종일

깜짝 쇼를 준비하셨습니다.

하루는 수염을 반쪽만 깎고

반쪽은 그냥 두었습니다.

그러고서 하루 종일 시내를

돌아다니셨는데,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배를 쥐고 깔깔 웃었습니다.

필립보 네리 신부님께서는

아이들을 유난히

사랑하셨습니다.

한번은 아이들이

 성당 안에서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것을 보고

어떤 사람이 볼멘

목소리로 따졌습니다.

“이보십시오. 신부님!

아이들이 성당 안에서

저렇게 떠드는데도

그냥 보고만 계십니까?”

그 때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죄송하지만 괜찮습니다.

아이들이 죄만 짓지 않는다면

제 등위에 올라가서

장작을 패도 저는 괜찮습니다.”

 필립보 네리 신부님의

기쁨과 관련된 가르침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오늘입니다.

 “우울한 얼굴로, 심각하게

고민하며 지내기엔 우

인생이 너무나 짧습니다.

걱정하고 근심하며 지내기엔

우리의 나날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하느님은 좋으신 분,

자비하신 분, 기쁨으로

충만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기쁘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행복하기를 원하십니다.

편안하게 지내기를

 원하십니다.”

 탄탄대로를 걸으면서,

승승장구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는 누구나

기뻐할 수 있습니다.

건강할 때,

만사가 잘 풀릴 때,

모든 것이 내게

호의적일 때는

당연히 기뻐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인간관계가

원활하고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 누구라도

기쁘게 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의

참 기쁨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항상’ 기뻐하는 것입니다.

 날씨가 좋을 때고 기뻐하지만

날씨가 궂을 때도 기뻐합니다.

꽃 같은 젊은 시절에도

기뻐하지만 임종 직전에도

기뻐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님과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내 안에 언제나 현존하시고,

나와 함께 동반하시고,

내 삶을 안내하심으로 인해

기뻐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참된 기쁨이요, 그 누구도

 빼앗아가지 못할

영원한 기쁨일 것입니다.

 필립보 네리 신부님의

 삶이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필리피 4장 4절)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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