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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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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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10-04 ㅣ No.123973

 

교부들의 영성을 배우고 있습니다. 교부들은 4가지 요건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첫째는 삶의 거룩함이요, 둘째는 교회의 인정이요, 셋째는 가르침이 정통성이 있어야 하며, 넷째는 600년 이전의 고대성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왜 우리가 교부들을 알아야 하고, 왜 우리가 교부들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부들은 생각과 삶이 같았다고 합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들은 생각과 삶이 달랐기 때문에 예수님으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교부들은 사도들이 전해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전해 받았고, 그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전해 주었습니다. 교부들은 기도 중에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교부들은 산 속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고, 삶의 현장에서 신자들과 함께 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우리는 교부들의 생각, , 기도, 사목자로서의 실천을 배워야 합니다.

 

세라피온이라는 교부는 떨고 있는 거지를 보았습니다. 저 그리스도가 얼어 죽는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수도복을 건네주었습니다. 빚을 갚지 못해서 노예로 팔려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저 그리스도가 노예가 된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고통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고, 가지고 있던 성경을 주었습니다. 당시에 성경은 빚을 갚을 정도로 귀하고 값비싼 물건이었습니다. 세라피온 교부의 제자들은 귀한 성경도 없이 알몸으로 돌아온 스승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교부는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를 따라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했으니 이제 구원의 날을 기다리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해 받은 것이고,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말씀이 육화된 것입니다. 전통은 관습이나 체계를 전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넘겨받았으니,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전해 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전통입니다.

 

교부들은 사제직의 본질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목자가 어떤 영성을 가져야 하는가를 주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사제는 주님의 제자여야 합니다. 사제는 사목자여야 합니다. 사목자는 신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며, 연민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마음을 배워야 합니다. 사목자는 관리자가 아니라,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는 예언자가 되어야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여러분을 위해서는 주교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있으면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 제자라는 차원이 없으면 사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사제, 주교, 교황일 수 있지만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늘 성찰해야 합니다.

 

조직으로서의 교회라면 한국 교회가 뒤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성으로서의 교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사목자들에게도 영성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끊임없이 성찰해야 합니다. 영성에 대한 갈증을 풀어가기 위해서 교부들의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교부들은 기도와 삶 그리고 실천이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자신의 집단의 보장과 확장만을 생각한다면 복음 선포와 하느님 나라는 멀어지게 됩니다. 그런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 영성입니다. 영성은 시스템이 아닙니다. 영성은 향기와 같아서 전해지는 것입니다. 고민을 먼저 하는 개인들이 추구해야 하는 것이 영성입니다.

 

개신교 신학자였던 본회퍼는 어쩌면 이 시대의 교부였다고 생각합니다. 본회퍼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값싼 은총은 싸구려 상품 같은 은총이며, 싸구려 죄의 용서, 싸구려 위로, 싸구려 성만찬입니다. 교회의 무진장한 창고에서 생각도 없이, 끝도 없이 경박한 손으로 털어내는 은총입니다. 가격도, 경비도 없는 은총입니다. 값싼 은총은 교리, 원리, 체계로서의 은총입니다. 값싼 은총은 회개 없이도 죄를 용서하는 설교요, 공동체 훈련도 없이 베푸는 세례요, 죄의 고백도 없이 참여하는 성찬례요, 인격적인 참회 없는 면죄의 확인입니다. 순종 없는 은총, 십자가 없는 은총, 살아계시고 인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은총 이것이 값싼 은총입니다.

 

값비싼 은총은 끊임없이 찾아야 할 복음이며, 기도해야 할 은사이며, 두드려야 할 문입니다. 은총이 값비싼 까닭은 은총은 우리를 제자의 길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은총인 까닭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값비싼 까닭은 인간에게 생명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은총인 까닭은 인간에게 생명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값비싼 까닭은 죄를 저주하기 때문이요, 그것이 은총인 까닭은 죄인을 의롭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은총이 값비싼 까닭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하나님에게도 값비쌌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위해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의 생명을 희생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프란치스꼬 성인의 축일입니다. 생각과 삶이 하나였고, 기도와 실천이 하나였던 프란치스꼬 성인의 아름다운 기도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 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10월입니다. 우리의 삶이 주님의 사랑으로 여물고, 다듬고, 익어 가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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