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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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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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8-10 ㅣ No.148953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입니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행복을 조건을 채우는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채울 수 없는 조건 때문에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모, 학력, 재산, 능력, 명예를 행복의 조건으로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땀을 흘려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땀을 흘린다 해도, 노력한다 해도 그것들은 모두에게 주어질 수 없습니다. 얻으려는 사람은 많지만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나보다 더 많은 조건을 채운 사람 앞에 서면 나의 행복은 사라지게 됩니다. 조건은 비교하게 되고, 비교를 통해서는 행복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1등이라는 자리는 언제나 하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 큰 아파트에서 살고, 더 좋은 차를 타고, 더 비싼 보석으로 치장하고, 더 많은 곳을 여행해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라는 것은 늘 비교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조건을 찾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먼 길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막의 신기루와 같아서 결국 방향을 바꾸어야합니다.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채울수록 더욱 심한 갈증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볼리비아의 가난한 지역에서 선교사로 있는 신부님을 보았습니다. 조건으로 보면 결코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의 모습은 언제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선교사가 되고 싶어 했고, 선교사의 길을 선택하였기 때문입니다. 비포장 길을 낡고 오래된 차를 몰고 덜컹거리면서 달려도 행복했다고 합니다. 선교사를 기다리는 공소의 신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맑게 웃으면서 선교사를 환영하는 신자들을 생각하면 비포장의 덜컹거리는 길도 놀이공원의 청룡열차를 타는 것과 같은 기쁨이었다고 합니다. 신문사의 일을 비롯해서, 부르클린 한인 성당의 미사를 해 주고 있습니다. 신문사 옆에 있는 퀸즈 성당의 미사도 해 주고 있습니다. 몸은 피곤 하지만 저는 행복합니다. 제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제의 강론을 듣기 위해서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행복은 어느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발견하는 것입니다. 흘러가는 구름, 들에 핀 꽃, 흐르는 시냇물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봄에 심었던 코스모스가 하얗고, 빨간 꽃망울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제 바람이 불면 예쁜 꽃잎이 나를 위해서 춤을 출 것입니다. 그것을 보는 것도 행복입니다.

 

생각해 보니 예수님께서도 행복은 선택이라고 하셨습니다. 행복은 발견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정의를 위해 일하는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온유한 사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늘나라가 그 사람들의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행복은 선택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말구유에서 사람으로 오신 것도, 하느님의 아들이 조롱과 모욕을 받으면서 십자가를 지는 것도 행복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택하셨기 때문입니다. 율법과 계명을 지키는 것에서는 행복을 찾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나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통해서 행복은 발견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행복은 밭에 묻혀있는 보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행복은 아주 작은 겨자씨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행복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행복은 어린아이의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에서 많은 행복을 발견하셨고, 그것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거저 받았으니,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주십시오.’

 

오늘 축일로 지내는 클라라 성녀는 1194년 이탈리아 아시시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복음적 생활에 감명을 받은 클라라는 수도 생활에 대한 열망으로 클라라 수도회를 세웠습니다. 수도 생활에 대한 집안의 반대도 심하였으나, 오히려 동생 아녜스마저 언니의 뒤를 따라 수도자가 되었습니다. 클라라 성녀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철저하게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계속하였습니다. 클라라 성녀는 행복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가난, 정결, 순명의 삶을 선택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삶에서 행복을 발견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내가 선택한 일에서 행복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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