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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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4 월/ 하느님의 얼로 세상의 변화에 투신하는 신앙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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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4-23 ㅣ No.111637




부활 2주 월, 요한 3,1-8(17.4.24)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5)




Jesus Teaches Nicodemus at Night






하느님의 얼로 세상의 변화에 투신하는 신앙

 

바리사이인 니코데모는 최고의회의 일원으로서 학식과 부를 겸비한 지도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표징들을 보아왔던 그는 밤에 그분을 찾아와,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님’이라고 고백합니다(3,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3,3) 하십니다.

니코데모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3,4).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3,5) 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자기 생각의 틀과 기준, 삶의 묵은 습관을 버리고 성령의 빛 안에서 ‘다시’ 새로 태어나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3,6)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육은 버려야 할 것이고 무가치한 것일까요? 영과 육은 대척점에 있는 것일까요? ‘육’은 연약하고 허약한 인간을 뜻하며, 자연적인 인간 조건, 고립되어 있는 인간성, 하느님과 동떨어진 인간성, 죽음에 부쳐진 인간성을 뜻합니다. 욕구를 충족하며 살고자 하는 인간성을 말하지요.

한편 ‘영’은 ‘성령’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영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세상을 등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의 일에 끼어들지 않으며, 정치문제나 경제문제에 관심을 끄는 것을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누군가 바깥일에 관심을 끄고 눈에 보이지 않는 초월적인 신비나 내면적인 평화와 고결함을 추구한다면 영에서 태어난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고,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의 고귀한 얼을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욕구 충족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세속의 힘과 유혹에 직면하며 살아갑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보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그런 복된 삶을 지금 여기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육과 영, 세상과 복음의 가치, 자연과 초자연을 구별하여 차별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얼과 가치로 나의 인간성을 무장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와 공평을 심장에 품고, 세상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합니다. 나의 이익만을 찾고, 내 일에만 몰두하는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눈으로 불공평하고 불의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따라서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난 사람은 세상사에 결코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영으로 다시 난 사람은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에,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신합니다. 세상 사람들을 통해 들려오는 하느님의 상처와 신음소리 앞에서, 깊은 관심과 경청, 공감과 함께함의 몸짓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영적인 사람은 하느님의 마음으로 세상 깊이 개입하는 ‘사랑의 실천가’입니다.

오늘도 거짓 신비주의나 영성주의의 허상에서 벗어나, 세상 한복판에서 하느님을 보고,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는 거듭남의 날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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