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다윗이 라빠를 점령하다(2사무 12,26-31)

하느님의 은혜로 솔로몬은 태어났지만, 그분께서는 그 어떤 징후를 그에게나 그 주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으셨다. 솔로몬은 태어났지만, 그의 여디드야 이름처럼 모든 이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그 어떤 기다림이 필요했다. 언젠가 하느님께서는 그를 역사 속의 인물로 등장시키실 것이다. 이 모든 일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이스라엘과 암몬인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요압은 암몬 자손들의 중심지인 라빠의 아랫마을을 공격하여 그 왕성을 점령하였다. 그래서 그는 다윗에게 전령들을 보내어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라빠를 공격하여 그 ‘물의 성’을 점령하였습니다. 이제 임금님께서는 나머지 군사들을 모아 그 성읍 앞에 진을 치고 그곳을 점령하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그 성읍을 점령해서 그곳이 제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입니다.”

이 라빠는 아마도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수로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성읍을 말하는 것 같다. 그리하여 다윗은 요압이 일러준 그대로 모든 군사를 모아 그곳 라빠로 가서 그 성읍을 철저하게 공격하고는 완전히 점령하였다. 그런 다음 그들 암몬인들의 임금의 머리에서 금으로 된 왕관을 벗겨 왔는데, 그 무게가 무려 한 탈렌트나 되었고, 거기에는 값진 보석들이 박혀 있었다.

사실 금 한 탈렌트는 무려 41킬로그램이나 나가는 무거운 무게다. 이렇게 무거운 수치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닌 사실이라면, 암몬 임금이 그렇게 무거운 왕관을 평소에 쓰고 다닐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니 불가능했을 게다. 아마도 이는 분명 그의 석상이나 길거리 동상 같은 곳에 씌워 두었던 금관이었을 것이다. 이제 요압이 일러 준 승리의 월계관이 다윗 머리에 얹혀졌다.

이렇게 그 암몬 땅은 이스라엘의 차지가 되었다. 그리하여 다윗은 그 성읍을 털어 아주 많은 전리품을 가지고 나왔다. 그는 또 그곳의 백성을 데려다가 톱과 날카로운 쇠 연장과 쇠도끼 다루는 일을 맡기고, 그들에게 벽돌 만드는 일을 시켰다. 이렇게 다윗은 암몬인 포로들을 데려다가 요소요소에 강제 노역에 동원시켰다. 어쩌면 그들이 수행한 벽돌 만드는 일은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종살이에서도 무수히 해 낸 일이기도 했다(탈출 1,14 참조).그는 암몬 자손들의 성읍마다 이렇게 하였다. 그러고 나서는 다윗과 모든 군사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이제 다윗은 이스라엘과 온 이스라엘의 명실상부한 임금으로 자리를 잡았다. 주위 국가의 평정이 마무리가 된 것이다. 그는 아주 어릴 소년일 적에 사무엘에 의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기름부음을 받아, 사울의 총애를 받았다. 그리하여 사울의 무기병으로 전쟁에 나가 필리스티아의 거장 골리앗을 죽인다(1사무 17,51). 그러나 사울은 끝내 다윗을 시기하여 그를 죽일 결심을 한다. 사울은 계속해서 다윗을 잡으려고 하나, 다윗은 사울을 두 번이나 살려 준다. 그렇지만 사울은 필리스티아와의 전쟁 중 길보아 산에서 그의 세 아들과 함께 전사한다(1사무 31,6).

그 후 다윗은 필리스티아에서의 망명을 끝내고 고향 유다로 돌아와, 삼세 세에 임금으로 기름부음을 받고는 칠 년 반이나 헤브론에 머문다. 그리고는 예루살렘을 점령하여 수도로 정하고는 계약 궤를 옮겨다가 사제들을 뽑아 세우고는 주님 섬기는 일을 맡긴다(2사무 7,18-29). 이 후에도 다윗은 이웃 민족들을 굴복시키고는, 살아남은 사울의 후손에게 나름으로 자비를 베풀면 성왕으로서의 자리를 굳힌다. 이렇게 다윗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으로 지위를 확보하였다.

그 뒤 이런 일이 있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에게는 아름다운 누이가 있었는데 이름은 타마르였다. 그녀를 다윗의 아들 암논이 사랑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7. 암논과 타마르’가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