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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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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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10-31 ㅣ No.68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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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 루카 14,12-14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교회의 문턱을 낮춥시다.>

 

 

    한 자원봉사자의 소중한 체험에 큰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손길을 가장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활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보살펴 드릴 때면 ‘이렇게 하면 우리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시겠지’하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후원물품을 전달하러 다닐 때 ‘밝은 미소’와 ‘따뜻한 손길’ 없이 단순히 택배회사 직원 역할에만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고 있습니다(이숙희, ‘빈첸시안의 선물’ 참조).”

 

    저희 역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도 드센 아이들에 ‘데여서’ 그런지 차츰 너무 속 썩이지 않는 아이들, 덜 뺀질거리는 아이들을 선호합니다. 때로 입소절차를 지나치게 강조합니다. 그러다보면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의 때를 놓치고 맙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또 다른 상처를 받고 또 다른 방황을 시작합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다보면 별의 별 체험을 다 하게 되지요. 가정경제의 파탄으로 다음끼니 걱정을 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사방이 절벽으로 가로막혀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 절규해본 적이 있으십니까? 너무나 원통한 나머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린 적이 있으십니까? 본의 아닌 실수로 인해 공공의 적이 되어 집단적 따돌림을 당해보신 적은 있으십니까?

 

    교회가 지닌 중요한 본질 가운데 하나가 개방성입니다. 세상에 대한 개방,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개방, 죄인들을 향한 개방, 고통 받는 이웃들을 향한 개방.

 

    교회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대문을 보다 활짝 열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는 본질상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 상처입어 절뚝거리는 사람들,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들, 죄인들을 따뜻하고 기쁘게 맞아들이는 곳입니다.

 

    어찌 보면 예수님 역시 일정한 거처도 없이 이 세상을 떠돈 노숙인이셨습니다. 예수님 역시 머리 둘 곳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하게 사셨던 이방인이셨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사랑밖에 없었던 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 누군가를 대신하여 당신 목숨을 내어놓는 일 밖에 없었던 분이셨습니다. 이토록 가난했던 예수님이셨기에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었습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우리들의 나눔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은 바로 변장하고 찾아오시는 예수님이십니다. 우리들의 헌신과 봉사가 필요한 장애인들의 삶은 하느님의 사랑과 우리 인간의 사랑이 만나게 되는 교차로입니다.

 

    결국 가난한 이웃들은 교회의 심장입니다. 가난한 이웃들은 교회의 핵심입니다. 가난한 이웃들은 예수님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따라서 가난한 이웃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우리 교회의 최우선적 과제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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