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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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 주일/ 삶의 터를 하느님 나라로 바꿔주는 문이신 예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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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5-07 ㅣ No.111896




   가해 부활 4주일, 요한 10,1-10(17.5.7)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




 


"I am the gate for the sheep." Jn 10,7






삶의 터를 하느님 나라로 바꿔주는 문이신 예수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두 가지 모습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가르쳐줍니다. 먼저 목자는 문으로 들어갑니다(10,2). 그러나 도둑이나 강도는 문이 아닌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갑니다(10,1). 도둑은 담으로 상징되는 한계성이나 고유함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성을 파괴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유다 전통주의자들이나 이방 영지주의자들과 달리, 선과 자비의 문을 드나드십니다.

목자는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한 마리도 빠짐없이 양우리 밖으로 불러냅니다. 목자는 앞장서 양떼를 푸른 풀밭으로 인도합니다. 목자는 양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를 따릅니다(10,3.4). 목자와 양들은 그렇게 깊은 사랑의 친교를 이룹니다.

양우리와 풀밭은 차별되지 않고 이어져 있습니다. 문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길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양우리의 문을 드나드시며, 편견과 아집과 한계를 넘어 양우리와 풀밭을 사랑으로 이어주십니다. 그래서 양우리 안과 밖이 다 하느님 나라로 바뀝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역과 성별, 문화와 인간관계, 신앙과 신념 등 수 없이 많은 인간적 잣대로 양우리 안팎으로 갈라, 여러 형태의 차별을 만들어내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도둑처럼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담장을 넘음으로써 차별을 조장하지 말아야 합니다.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고 따르는 양들이 되어야겠지요.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타락한 세대, 그릇된 사상, 온갖 우상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합니다. 이교사회, 속화된 사회와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려면 문으로 드나드는 목자와 도둑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영적 민감성과 식별력이 요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몰래 담장을 넘어오는 도둑을 착한 목자로 착각하거나 모른 채 하는 무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지 않고, 주님과 친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상이 주는 단맛에 길들여지도록 자신을 허용하고, 하느님 아닌 것들과 타협해버리는 까닭입니다.

목자는 극진한 사랑으로 늘 양들 곁에 머물고 위험과 수고를 감수하면서, 양들을 좋은 목초지로 데리고 갑니다. 예수님께서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오신 착한 목자이십니다(10,10). 우리는 사랑으로만 이런 목자이신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마음만이 도둑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한편 예수님은 문으로 드나드는 목자이실 뿐 아니라, 양들이 드나드는 문이십니다(10,9). 예수님을 문으로 삼는다는 것은,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넓히고, 삶의 터를 하느님 나라로 바꾸는 것을 뜻합니다. 문이신 예수그리스도를 통하기만 하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되는”(10,10) 행복에 이를 것입니다. 예수님만이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요, 온갖 문제의 답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선이요 사랑이신 하느님을 품고, 서로를 양우리에서 풀밭으로 인도하는 목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탐욕과 교만, 거짓과 폭력의 담을 넘는 도둑과 같은 가짜 목자, 인간의 존엄함을 무시하고 백성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거짓 통치자를 결코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아가 거짓 목자와 통치자들이 판을 치는 이때에, 모두가 세상을 밝히는 촛불이 될 수 있도록, 십자가를 짐으로써 사랑과 정의의 길로 나아가는 ‘하늘 문’이 되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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