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원교구 평택대리구 축구선교회 지도신부입니다. 예전보다 몸이 많이 불어서 마음대로 뛰어다니지는 못해도 축구를 못한다는 소리는 아직까지는 듣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오산성당 소속으로 경기를 합니다.

지금은 대리구 예선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동탄의 어떤 본당과 축구를 하는데 제가 3골씩이나 넣게 되었습니다. 지도신부는 사실 모든 본당 축구선교회의 지도신부인데 오직 오산성당만을 위해 뛰면서 다른 성당에 패배의 아픔을 주어야 한다는 것에 골을 넣어도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판까지 봐주지도 않고 몰아붙여서 7-2라는 스코어로 승리를 하였습니다. 그 본당 선수들은 어깨를 떨구고 본당에 돌아가야 했습니다.

‘좀 적당히 찼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많은 골을 넣고도 또 이기고도 그렇게 기분이 상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제는 또 다른 본당과 경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 2-2까지 갔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두 골을 더 넣어서 이기기는 했습니다. 마지막엔 저도 페널티킥을 차서 한 골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전번 경기에 비해서는 저의 역할이 너무 미미했었습니다. 경기가 끝났어도 ‘아, 이때 이렇게 찼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밀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저 스스로 저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경기를 잘 해도 후회, 못 해도 후회. 물론 그래도 잘하고 후회하는 편을 택하려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축구라는 것으로 만족감을 얻으려고 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말로는 세상 것에 욕심을 내면 반드시 불만족과 우울함이 온다고 가르치면서도 저 자신도 세상 것으로 만족을 얻으려는 모습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 것을 좋아하면 반드시 우울해집니다. 왜냐하면 세상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욕구는 항상 세상 것이 채워줄 수 있는 정도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영국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유명한 부자인 컨글튼 경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컨글튼 경이 집에서 쉬고 있는 데 집에서 일하고 있는 하녀가 부엌에서 접시를 닦다 말고 한숨을 쉬며 중얼거리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고, 5파운드만 있다면....”

이 말은 들은 컨글튼 경은 그 하녀에게 다가가 일하는 하녀의 등을 두들겨 주면서 5파운드를 주었습니다. 하녀는 처음에 감사한 얼굴로 받았습니다. 컨글튼 경이 문을 닫고 나가는데 이런 한숨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구, 이럴 줄 알았으면 10파운드라고 말하는 건데....”

 

어떤 돈 많은 사람이 세상 모든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한 사람이 왔습니다. 그 부자는 물었습니다.

“당신은 정말 세상 모든 것에 만족하십니까?”

“물론입니다.”

“그럼 제 재산은 왜 가지려 하십니까?”

“...”

세상 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 것으로 만족하려는 사람이 우울해지는 것입니다.

 

오늘 못된 소작인들은 주인이 포도밭을 일구고 울타리를 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까지 세워놓고 자신들에게 맡기고 간 포도밭의 소출 중 작은 일부도 주인에게 돌려주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세상 것을 가지게 되면 부족해지고 그 부족함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런 불만족이 포도밭 주인의 외아들, 즉 그리스도까지 죽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따라서 만족하여 감사를 드릴 줄 아는 사람과 함께 사십니다. 만약 삶이 불만족스럽습니까? 그렇다면 반드시 나를 만족시켜 줄 수 없는 세상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것만을 원합시다. 그분은 만족스럽게 채워주실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