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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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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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2-07-26 ㅣ No.74566



7월 26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마태 13장 10-17절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깨달음의 길>

 

 

    얼마간 이 세상 살아오면서 몇 가지 특별한 깨달음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도 큰 깨달음 하나는 내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 정말 무(無)와 같은 존재라는 것, 정말 보잘 것 없고 비참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깨달음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런 나에게 하느님께서 큰 자비를 베푸셔서 오늘 내가 있구나, 하는 깨달음, 그분으로 인해 내 삶이 가치를 지니고 내 인생이 빛을 발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입니다.

 

    또 한 가지 빼놓은 수 없는 깨달음이 있습니다. 함께 길을 걸어가는 동료 인간들, 때로 고통 덩어리요, 떼어놓고 싶은 혹이요, 애물단지, 걸림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하느님께서 내게 보내주신 선물이었다는 깨달음입니다. 우리가 이 땅위에 두발을 딛고 서있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인간은 너나할 것 없이 부족한 존재이기에 하느님께서는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라고 그 사람을 내게 보내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난 데 없이 불쑥불쑥 다가오는 고통이나 시련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나 혹독한 고통 앞에 하느님을 원망했었는데, 세월이 좀 더 흘러 곰곰이 생각해보니 더 큰 그릇, 더 큰 나무가 되라고, 더 당신 가까이 다가오라고 하느님께서는 고통과 시련을 보내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 대하는 이 하루, 때로 구질구질하고, 때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지고, 때로 무의미해보이지만, 사실 삶은 가장 큰 축복이며 눈부신 환희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이런 일련의 깨달음 이후 삶은 얼마나 편안해졌는지 모릅니다.

 

    신앙생활은 지속적인 깨달음의 길입니다. 구약의 백성들, 특히 유다 지도층 인사들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깨달음의 노력을 포기한 것입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여러 의미 있는 언행들, 그분의 특별한 가르침, 그분이 보여준 표징들을 보고 빨리 깨달았어야 했는데, 그런 깨달음의 노력을 완전히 포기한 결과는 정체된 신앙, 그릇된 신앙, 그리고 멸망과 죽음이었습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향해 또 다른 깨달음에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깨달음 중에 가장 큰 깨달음은 아무래도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피붙이들이 나를 버린다할지라도 그분만은 나를 버리지 않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깨달음, 우리 각자는 당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염둥이라는 사실, 이토록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항상 내 가까이 현존하시고, 우리 매일의 삶을 동반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깨달음.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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