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은 어떤 질환이며, 사람도 이 병에 걸릴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은 누구나 한번쯤 가져보았을 것입니다. 어떤 동물이 구제역에 걸리는지를 알아보고 이를 통해 인간이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한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구제역은 Foot-and-Mouth Disease(FMD) 바이러스에 의한 동물 전염병으로 발굽이 2개인 소와 돼지 등에게 발생합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은 고열을 보이고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구제역은 치사율이 50~55% 달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가축의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입니다. 구제역에 잘 걸릴 수 있는 동물은 대체로 소, 양, 염소, 사슴 그리고 기린과 같은 반추 동물들입니다. 반추동물은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을 일컫는 말로서 이들은 풀과 같은 식물을 먹습니다.

이 동물들은 위가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져 있고 식물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성분인 셀룰로오즈(섬유소)를 분해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섬유소를 분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어 풀만 먹고는(?) 살 수 없지만 반추동물은 섬유소 분해를 통하여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들의 위와 장에 살고 있는 세균들 덕분입니다.

반추동물의 위는 pH를 중성에 가깝게 유지(pH 7)시켜 섬유소 분해를 담당하는 세균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이는 강한 산성(pH 1~2)을 띠는 인간의 위와는 크게 다른 것입니다.

섬유소를 분해하기 위해 박테리아에 의존하는 반추동물과는 달리 인간의 위에서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위점막 세포가 분비하는 강한 위산(acid)입니다. 위산은 음식물을 녹여 분해하는 소화기능 뿐만 아니라 식도를 통하여 유입된 유해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파괴시켜주는 방어기능도 함께 담당합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산(acid)에 아주 예민하여 위산에 의해 쉽게 변성 됩니다. 만약에 구제역에 감염된 육류나 우유를 섭취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위산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인간에게 구제역이 발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반면 반추동물은 이러한 위산의 보호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구제역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 바이러스는 고온에서 쉽게 변성이 되기 때문에 익힌 고기를 섭취할 경우 구제역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더더욱 적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구제역으로 부터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그렇다면 돼지는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도 아니고 잡식성 동물인데 왜 구제역에 민감한 걸까요? 그 이유는 감염된 돼지는 호흡을 통해 상당히 많은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출시키기 때문입니다.

돼지가 구제역에 감염될 경우, 소보다 최대 3000배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출된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이동하여 멀리 떨어져있는 다른 돼지를 전염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제역은 침이나 접촉을 통한 전염뿐만 아니라 돼지의 경우엔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돼지에게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가축을 도살해야하는 범위가 상당이 넓어지게 됩니다.

‘방역은 제2의 국방’이라고도 합니다. 더 이상 구제역으로 인한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인간은 구제역 감염으로 부터는 안전하지만 바이러스가 우리의 피부나 옷에 묻게 되면 이를 통해 감염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합니다. 

여주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