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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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신부님의 살레시안 묵상] 또 다른 작은 성령강림이 우리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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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hunter14] 쪽지 캡슐

2017-04-24 ㅣ No.11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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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작은 성령강림이 우리 안에

 

 

제 지난 수도생활을 돌아보니 참으로 소홀했던 부분이 많이 눈에 띱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결핍은 사는 게 바빠서, 그리고 게을러서, 그도 아니면 육에 푹 잠겨 살다 보니, 육적인 눈을 감고 영적인 눈을 뜨려는 노력이 참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 주님께서 제게 건네시는 말씀에 화들짝 놀라게 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요한복음 33)

 

 

다시 한 번 아래의 것들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위로부터 다시 태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눈이 밝아져 부활하신 주님의 얼굴을 자세히 뵐 수 있겠지요. 그래야 그리도 바라던 새로운 세상이 우리 눈앞에 활짝 열릴 것입니다. 그 순간 우리가 이 세상에 몸담고 살아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갖은 고통과 상처, 다양한 억압과 굴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물에 물탄 듯 적당 적당히, 대충대충,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다시 한 번 영의 눈을 활짝 떠 보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아닐까요? 다시 한 번 새 삶을 살아보겠다는 뜨거운 마음이 아닐까요? ‘영의 눈을 뜨도록 제발 한번 도와주십시오!’ 하고 절박하게 외치는 일이 아닐까요? 어떻게 해서든 위로부터 다시 한 번 태어나보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아닐까요?

 

 

오늘 제1독서는 물론이고 복음까지도 성령 안에 머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되풀이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질문을 한번 던져봐야겠습니다.

 

 

과연 성령께서는 오늘 내 안에 활발히 현존해계시는가? 성령께서는 오늘 우리 공동체 안에서 우리를 이끌고 계시는가?”

 

그런데 의외로 이 중요한 성령의 현존과 활동을 감지하기가 힘듭니다. 때로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서 활동하시기를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가 너무 바빠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동료 인간 양극 사이에서 지나치게 인간 쪽으로 치우쳐서 그렇습니다. 세상과 문명의 이기에 너무 시간을 많이 할애하다보니 그렇습니다.

 

사실 성령께서는 오늘 우리 각자의 영혼 안에 충만히 현존해계십니다. 특별히 삶의 중요한 여러 단계 안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하십니다. 또한 성령께서는 우리의 기도와 비례해서 활동하십니다. 열심히 기도하는 영혼 안에 성령께서는 더욱 왕성히 활동하십니다. 또한 성령의 활동은 겸손과 비례합니다. 더욱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영혼 안에 성령께서는 더욱 활발히 활동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다음 제자들은 자신들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의 나약함과 비참함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제자들은 전보다 더 열심히 기도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기도에 대해 하느님께서 응답하셨는데, 그 응답이 바로 성령 강림인 것입니다.

 

 

넘어서기 어려워 보이는 큰 벽 앞에 설 때 마다, 감당하기 힘겨운 크나큰 고통과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런 간절한 기도에 대해 하느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실 것입니다. 또 다른 작은 성령강림이 우리 안에 펼쳐질 것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진 사도들에게 기적 같은 일이 생겨났습니다. 그렇게 두려움 많던 그들이었는데, 그토록 나약하고 게으르고, 사심 많고, 타성에 젖은 그들이었는데, 사람들이 확 바뀌었습니다.

 

 

용광로처럼 활활 불타오르는 열렬한 신앙인,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한 신앙인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제자들의 삶 안에서 이루어졌던 놀라운 삶의 변화가 오늘 우리 안에서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성령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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