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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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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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7-31 ㅣ No.148703

텃밭에 물을 주면서 생각합니다. 잎이 노랗게 타들어가기 때문에 물을 줍니다. 그러나 잎에 물을 준다고 잎이 생기를 되찾지는 않습니다. 잎이 노랗게 타들어가는 것은 뿌리에서 양분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뿌리가 젖도록 흠뻑 물을 주면 비로소 잎은 생기를 얻게 됩니다. 우리의 몸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질병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암이 있습니다. 다양한 합병증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당뇨가 있습니다.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비만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대부분의 증상은 마치 나뭇잎이 가뭄에 노랗게 타들어가는 모습과 같습니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약을 먹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메마른 잎에 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뿌리에 물을 주면 나뭇잎은 생기를 얻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증상은 삶의 질을 개선하면 대부분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긍정적인 생각, 타인을 위한 봉사, 충분한 수면, 가족과 친구와의 깊은 대화, 삶의 지혜를 얻는 독서, 내면의 자아를 찾는 명상, 영적인 힘을 주는 신앙은 뿌리에 물을 주는 것과 같이 우리의 지친 몸에 활력을 줄 것입니다. 증상을 원망하고, 불평하기보다는 내 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건강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을이 되면 저렇게 풍성한 나뭇잎들이 하나둘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것을 봅니다. 일전에 나이를 숫자로 생각하면 주름이 늘고, 나이를 경험으로 생각하면 연륜이 쌓인다.’는 말을 읽었습니다. 낙엽이 되어 땅으로 내려오는 것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봄이 되면 다시 피는 새 잎을 위한 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나무의 지혜입니다.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에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있다면 잎도 죽고, 나무도 죽을 것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가족의 축하를 받았음을 감사한다면,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또 다른 탄생으로 알고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생명이 그렇듯이 삶은 이어달리기입니다. 나 또한 또 다른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될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면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창고에 가득 쌓아 놓고 좋아하는 부자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우리가 쌓아야 할 것은 이 세상의 창고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늘에 보화를 쌓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소유의 삶을 살았던 부자는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빚진 것은 4배로 갚아 주겠다고 했던 자캐오를 칭찬하시면서 오늘 이 집은 구원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계명을 충실하게 지킨 부자청년을 칭찬하시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오늘의 성서 말씀을 통해서 한번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한 인간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늘 이스라엘 민족과 같이 많은 시련을 겪기 마련입니다. 인간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약속의 땅에 이르자면, 즉 성숙한 자유로운 신앙인이 되려면 극복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습니다. 파라오의 정치적 권력이나 거짓된 마술사 같은 사기꾼들 그리고 물과 바다와 같은 자연의 재난, 인생의 사막과 광야를 건너는 동안 겪게 되는 뜨거운 열기와 뱀 그리고 갈증과 허기, 또는 이방인들로부터의 학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은 이와 같은 외적인 요인이 아니라, 오늘 모세가 겪는 것과 같이 우리의 내부에서 오는 삶에 대한 끊임없는 불평입니다. 백성들을 구원의 땅으로 인도하던 모세는 자기 백성의 저항에 부딪혔고, 광야를 통과하는 동안 하느님께 반항하며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야훼의 손에 죽느니만 못하다. 너희는 거기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우리를 이 광야에 데리고 나와 모조리 굶겨 죽일 작정이냐?” 하는 불평이 모세와 아론에게 쏟아집니다. 그러나 야훼 하느님은 신비스러운 음식인 만나를 내려 주심으로써, 당신께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항상 함께하심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기는 예수님 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베드로는 영광스러운 예수의 변모를 보고 초가집 짓고 한평생 살자고 했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과 야고보는 예수님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달라고 조르다가 창피만 당했습니다. 가리웃 사람 유다는 잿밥에 눈이 어두워 스승 예수를 팔아넘기기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쓰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길 합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는 진리가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그의 가르침을 그대로 듣고 배웠다면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져 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 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새 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잿밥보다는 염불에 관심을 가지는 신앙인이 되어야겠습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위해 시간과 정열을 투자하기보다는 영원히 썩지 않는 그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우리의 시간과 정열을 바쳐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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